[검찰 파격인사]金법무「사시8회 전원퇴진」직접설득

  • 입력 1999년 6월 6일 22시 46분


6일 오후 단행된 검사장급 이상 검찰간부 인사는 최종 발표 직전까지 한편의 드라마처럼 반전(反轉)을 거듭했다.

특히 박순용(朴舜用)검찰총장과 동기인 사시 8회 출신 7명의 거취 문제는 막판까지 최대 변수였다. 박총장과 동기인 안강민(安剛民)대검 형사부장 등 8명은 3일 저녁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모임을 갖고 이 문제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최경원(崔慶元)법무차관과 김수장(金壽長)서울검사장을 제외한 5명은 물러났으면 좋겠다는 인사권자의 뜻을 전달받았다.

그러나 4일 오전부터 이재신(李載侁)수원지검장 등 일부 검사장이 강력하게 반발해 인사가 연기될 수 있다는 말이 퍼졌다.

동기 가운데 좌장격인 안검사장이 다시 전화로 설득한 끝에 이날 오후까지 이검사장을 뺀 4명은 사표를 냈다. 그러나 이검사장은 “과거 정권 때도 호남 출신이라 손해를 보았다”며 고집을 꺾지 않았다.

김태정(金泰政)법무부장관은 이날 밤 박검찰총장을 만나 ‘정면돌파’가 불가피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뜩이나 ‘고급옷 로비 의혹사건’으로 ‘영(令)’이 서지 않던 차에 인사 진통이 장기화돼서는 안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청와대 주변에서도 5일부터 사시 8회 출신을 모두 퇴진시키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말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김장관이 직접 나서 유임이 거론됐던 최차관과 김검사장에게 사정을 설명했다. 이들은 5일 오후 묵묵히 사의를 표명했다.

이어 이검사장도 최차관과 김검사장의 사퇴 사실을 전해듣고 5일 밤 결국 사표를 냈다.

김장관은 6일 오후 현충일 행사 참석차 대전 국립묘지에 내려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보고한 뒤 오후에야 정식으로 인사안에 대한 재가를 받았다.

최차관 김검사장 이검사장 등 사시 8회 출신 일부는 내년 3월 9월로 예정돼 있는 검찰 몫의 대법관과 헌법재판소 재판관(2명) 인사 때 배려가 있을 것이라는 약속을 받았다는 후문이다.이같은 우여곡절 때문에 당초 ‘지역 안배 배제’라는 인사 원칙도 막판에 바뀌는 등 최종 인사안이 몇번씩 수정됐다는 후문이다.

〈최영훈기자〉cy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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