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사건-金법무 유임이후]여권 『사퇴론 만만찮네』

  • 입력 1999년 6월 3일 19시 13분


여권은 3일 ‘고급옷 로비 의혹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결과 발표를 계기로 민심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묘책은 제대로 찾지 못한 채 야당과 시민단체는 물론 여권 일각에서조차 김태정(金泰政)법무부장관에 대한 ‘자진사퇴론’이 확산되자 곤혹스러워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 때문인지 고위당직자들은 김장관 유임 결정 이후 극도로 말을 아끼면서 김장관의 ‘자진사퇴론’을 차단하는 모습이었다.

국민회의 김영배(金令培)총재권한대행은 이날 고위당직자회의에 앞서 김장관 유임 결정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회의에서도 검찰 수사로 사건의 진상이 드러난만큼 국익을 위해 더 이상의 소모적인 정쟁(政爭)은 지양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책개발 등 적극적인 민심수습에 나설 것을 다짐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당 공식회의 분위기와는 달리 국민회의의 상당수 의원과 당직자들은 김장관이 도덕적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하는 것이 사태 해결의 지름길이라는 의견을 공공연히 내놓고 있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통치권 훼손을 막기 위해 김장관 유임 결정을 내린만큼 이제는 김장관이 스스로 결정을 내려 김대통령과 여권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얘기다.한편 자민련은 이날 공식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으나 수사결과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지자 향후 대야(對野)관계 및 여론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양기대기자〉k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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