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내부갈등 확산…이필상씨등 사표 잇따라

  • 입력 1999년 3월 6일 15시 14분


대표적 시민단체중 하나인 경실련이 최근 이필상(李弼商·고려대 교수)경제정의연구소장 등 간부와 직원들의 사표제출이 잇따르는 등 심각한 내분을 겪고 있다.

이번 사태는 유종성(柳鍾星)사무총장이 1월초 모 일간지에 기고한 칼럼이 다른 신문의 칼럼을 표절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시작됐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평소 조직운영이 권위적이라며 불만을 품어오던 경실련 실무부장과 간사들은 1월말부터 ‘사무총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한다’는 연판장을 돌려 28명의 서명을 받았다. 이들은 또 ‘개혁을 열망하는 상근자모임’을 구성하고 이달초 총장선임투표와 관련해 유총장연임 반대운동에 나섰다. 하지만 간부급인 실국장들이 유총장체제 지지움직임을 보이자 25명의 실무간사들이 지난달 5일 집단사직서를 제출했다.

이후 지도부가 ‘내부개혁’을 약속하며 사의를 표명한 조직원들을 달래고 이번 ‘항명’을 주도했던 하승창(河勝彰)정책실장이 경실련을 떠나면서 내분은 표면적으로 가라앉는 듯했다.

그러나 지도부가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지난달 22일 경제정의연구소 문광승(文光承)사무국장을 사실상 해임하면서 잠복했던 갈등은 다시 불거졌다.

이필상소장이 이에 반발해 지난주 사표를 제출한 데 이어 평간사 4명이 2일 “유총장체제를 인정할 수 없다”며 집단사표를 제출했다. 또 16개 지역경실련은 지난달말 유총장체제 반대를 표명하는 문건을 공동으로 제출한 데 이어 중앙경실련과 분리된 ‘지역협의회’를 구성키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져 내부갈등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김상훈·선대인기자〉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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