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판사들『사법개혁 논의 수뇌부도 동참을』

사법개혁을 촉구하는 수원지법 문흥수(文興洙)부장판사의 글이 언론에 공개된 뒤 법원전용 통신망에는 기존의 제도를 과감히 개혁해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수뇌부의 행동을 촉구하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한 지방법원 부장판사는 8일 통신망에 올린 ‘문부장판사 지적의 몇가지 문제점’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형식적으로 흐르고 있는 대법관회의와 법원장회의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남지역의 한 지원장도 이날 ‘게시판 활성화 제언’이라는 글을 통해 “문부장판사의 글을 계기로 법원 게시판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지만 경력 7∼15년의 중견 판사들만 주로 참여하고 있다”며 “대법원을 비롯한 수뇌부에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는 “(수뇌부는) 과거처럼 시간이 지나고 태풍이 지나가면 잠잠해질거라 생각하는 겁니까”라며 “사석에서 만나면 대단히 훌륭한 분이 많은데 왜 말씀이 없으신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그는 “아까운 지식, 아까운 경륜을 좀 돌려달라”며 수뇌부의 적극적 참여를 요구한 뒤 “후배 법관들에게 오늘과 같은 수모를 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젊은 판사들의 참여도 바란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부판사들은 내부적인 의사소통을 전제로 하는 법원전용 통신망에 오른 글이 계속 외부에 유출되는 것에는 우려의 뜻을 나타냈다. 이날 통신망에 글을 올린 한 판사는 “내부토론을 위한 글이 외부로 전파되는 것은 자칫 자유로운 내부 토론기능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하태원기자〉scooo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