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機 美서 「위기일발」…착륙후 눈길에 미끄러져

  • 입력 1998년 11월 12일 07시 03분


11일 오후 7시40분경(이하 한국시간) 미국 앵커리지공항 계류장에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러시아 아에로플로트항공 여객기를 들이받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날 사고로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아에로플로트 여객기의 왼쪽 날개 일부가 잘려 나가는 등 두 비행기의 날개부분이 크게 부서졌다. 또 아시아나 여객기에 탑승하고 있던 승객 2백13명은 귀국일정이 10시간 이상 늦어지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뉴욕을 출발해 서울로 오던 아시아나항공 OZ 221편 보잉 747―400 여객기(기장 김봉관)가 경유지인 앵커리지공항에 착륙한 뒤 브리지(탑승기)로 이동하던 중 눈때문에 중심을 잃고 미끄러지면서 계류장에 서있던 러시아 아에로플로트소속 SU853편 IL62 여객기 왼쪽 날개를 들이받았다.

아시아나여객기는 아에로플로트 여객기의 왼쪽날개를 들이받은 뒤에도 중심을 잡지 못하고 계속 미끄러져 아에로플로트기의 뒷날개를 들이받고 나서야 간신히 멈춰섰다.

아시아나여객기에는 승무원 18명을 포함해 모두 2백31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며 아에로플로트여객기에는 아무도 타고 있지 않았다.

아시아나측은 사고가 나자 승객들을 공항 인근 셰러턴호텔에 투숙시키는 한편 이날 오후 10시반 김포공항에 있던 747―400 여객기를 대체기로 앵커리지공항에 보냈다.

아시아나측은 “사고 당시 앵커리지공항에는 5㎝ 정도의 눈이 쌓여 있는 가운데 눈이 계속 내리고 있었고 이때문에 여객기가 미끄러진 것 같다”며 “정확한 사고원인은 12일 귀국하는 사고 여객기의 승무원들을 상대로 조사를 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두기자〉ru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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