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회성씨 내주 소환…「銃風」수사 중대 고비

  • 입력 1998년 10월 9일 19시 10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의 동생 회성(會晟)씨에 대한 검찰 소환이 내주로 임박했다. 이에 따라 판문점 총격요청사건 수사는 중대고비에 들어섰으며 이회성씨에 대한 조사결과는 향후 정국흐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이씨가 국세청을 동원한 불법대선자금 모금사건에도 핵심적 역할을 했다는 얘기가 만일 사실로 확인될 경우 그 파장은 정국에 태풍 이상의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특히 이씨가 사법처리될 경우 형인 이회창총재는 개입여부에 관계없이 그 자체만으로 도덕적 치명타를 입을 전망이다.

현재 이씨는 총격요청사건의 당사자인 한성기(韓成基)씨 등과의 공모 및 자금제공사실은 물론 한씨와의 관계조차도 “몇번 찾아와서 얘기를 들었을 정도”라고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수사당국은 이씨와 한씨간의 ‘깊은 관계’를 입증할 편지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월 이씨가 군에 복무중인 아들의 면회를 한씨에게 대신하도록 한 뒤 한씨편으로 보낸 편지에는 ‘이 아저씨는 지난해 대선때 아버지를 도운 사람으로 아버지처럼 생각하면 된다’는 내용이 들어있다는 것.

검찰은 이 내용이 이씨와 한씨의 모든 것을 암시하는 물증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씨에게 편지 등 물증을 제시해 한씨와의 관계를 기정사실화한 뒤 5백만원 제공여부와 총격요청건 공모여부 등 본론부분에 대한 수사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국세청 대선자금 모금사건의 경우 검찰은 이씨가 이석희(李碩熙)전국세청차장의 중재로 몇몇 대기업으로부터 50억원을 모금한 혐의를 잡고 있다.

수사기관의 한 핵심관계자는 “작은 돈은 서상목(徐相穆)의원을 통해, 큰 돈은 이씨를 통해 전달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씨는 대선자금 모금 개입혐의 역시 전면부인하고 있어 검찰수사결과가 주목된다. 아무튼 내주로 예정된 검찰의 이씨에 대한 소환조사 결과는 향후 정국, 특히 이회창총재와 한나라당의 앞날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 전망이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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