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격요청」수사]李총재 동생 會晟씨 곧 소환

  • 입력 1998년 10월 3일 10시 13분


판문점 총격요청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공안1부(부장검사 홍경식·洪景植)는 2일 이 사건으로 구속된 한성기(韓成基·39·진로그룹 고문)씨와 장석중(張錫重·48·㈜대호 차이나 대표)씨가 대선 직전인 지난해 12월10일 중국 베이징(北京)에 상주하고 있는 북한군 고위 실력자와 만난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은 “문제의 군 실력자는 장씨가 ‘옥수수박사’ 김순권(金順權)교수의 북한방문을 포함해 대북교역 및 협상을 하는 과정에서 파트너로 삼았던 인물”이라며 “한씨와 장씨가 베이징에서 북한 관계자들을 만나 총격요청을 하는 자리에 이 실력자도 함께 있었다”고 밝혔다.

검찰은 한씨 등이 이 실력자를 통해 북한 군에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또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의 동생 회성(會晟·53·전에너지경제연구원장)씨가 한씨 등으로부터 총격요청 계획을 사전에 보고받고 개입했는지에 대해 집중 수사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한씨가 회성씨를 만나 ‘북한측에 총격을 요청하자’고 제의하자 회성씨는 ‘신중하게 대처하라’는 말과 함께 여비조로 5백만원을 줬다”는 진술을 안기부가 확보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회성씨를 다음주 중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회성씨는 에너지분야 전문가로 지난해 대선 당시 이후보의 당선을 위해 정세분석팀을 운영하는 등 선거전에 적극 개입했다.

검찰은 또 한씨 등이 진로그룹 장진호(張震浩)회장으로부터 이후보 비선조직 운영자금조로 7천만원을 받은 사실을 밝혀내고 장회장에 대해서도 수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장석중씨가 대북사업을 하면서 북한관련 정보를 옛 안기부에 제공해온 망원(網員)이었던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옛 안기부 관계자들이 이 사건에 개입했는지에 대해서도 수사중이다.

〈한기흥·이수형기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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