水魔폐허위에 핀 「仁術의 꽃」…동아일보등 무료진료활동

  • 입력 1998년 8월 7일 19시 42분


‘수마(水魔)가 할퀴고 간 자리에도 인술(仁術)의 꽃은 피어났다.’

‘살인 폭우’가 할퀴고 간 경기 동두천 의정부 파주 일대에서 동아일보사는 7일 오전부터 대한병원협회 (회장 노관택 · 盧寬澤) 와 대한한의사협회 (회장 최환영 ·崔煥英) 와 공동으로 무료 진료활동에 나섰다.

이번 의료활동에는 대한병원협회 회원 13개 병원이 참여하고 있다.이 중 고려대안암병원 등 3개 병원 의료팀은 이날 봉사활동에 돌입했다.

경기 동두천시 생연2동 사동초등학교에서 2박3일간의 진료활동을 시작한 고려대 안암병원 의료팀은 이규완(李揆玩)진료부원장을 단장으로 내과 외과 피부과 소아과 가정의학과 등 5개과 의사 9명과 간호사 등 22명이 첫날부터 점심식사도 거른 채 이재민들의 진료에 구슬땀을 쏟았다.

물난리의 충격에 간밤의 복구작업으로 지칠대로 지친 이재민들은 이미 눈병과 피부병에 걸린 사람들이 상당수였다.

간호사 이희선(李熙善)씨는 “현장에 와서 피해 현장의 참혹상을 직접 확인하고 너무나 가슴이 아팠다”면서 “최선을 다한 진료로 이재민들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현진해(玄振海)고려대 안암병원장은 “복구작업을 하는 주민들이 면역기능 저하로 변질된 물이나 음식을 잘못먹고 장티푸스나 이질등 수인성 질병에 걸릴 위험이 크다”면서 “물은 반드시 끓여 마시고 개인위생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경희대의료원과 인제대 상계백병원도 포천 내촌면사무소와 동두천 생연3동사무소에서 각각 수재민들을 땀흘려 진료했다.

또 8일엔 서울을지병원이 오전9시부터 서울 상계동 수락초등학교에서, 고려대구로병원은 이날 오후 고양시 일산에서 각각 진료활동을 벌인다. 국립의료원도 40명의 의료팀을 구성,조만간 수해지역에 파견할 예정이며 인제대 서울백병원도 전남 구례군에 파견한 의료봉사팀이 돌아오는대로 이 팀을 다시 일산으로 투입키로 했다. 또한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강남성모병원과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한강성심병원, 한양대병원도 8∼10일 파주 등 경기북부 지역으로 의료팀을 보낼 예정이다. 이밖에 다른 병원들도 ‘사랑의 진료활동’에 참가하고 싶다는 뜻을 속속 전해와 참가병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한한의사협회가 파견한 한의사와 한의대생 등 70여명은 7일 오전9시부터 경기 파주시 광탄종합고와 봉일천중학교에서 무료 진료활동을 시작했다. 오후부터는 이 지역의 한의사들이 몰려와 진료활동에 동참했다. 한의대생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원주 하동한의원 김하동(金河東·34)원장은 “수해로 몸과 마음이 모두 피로해진 주민들이 진료활동을 통해 재기의욕을 다지게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또 대한약사회(회장 김희중·金熙中)도 8일부터 약사 10여명이 강화와 파주지역에 1천여만원어치의 약을 갖고가 전염병과 피부병에 걸린 주민들에게 약을 무료로 조제해주기로 했다.

〈이성주·윤상호기자〉 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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