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가 몰려온다』…최근 10억달러규모 협상중

  • 입력 1998년 7월 26일 19시 55분


외국인 투자자가 몰려온다.

최근들어 수억달러 규모의 투자구상을 갖고 들르는 외국인이 부쩍 늘었다. 주가 부동산값 폭락으로 국내 자산가치가 사두면 이득이 될 만큼 바닥세라는 인식에다 환율안정 등으로 투자여건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

19일부터 26일까지 1주일간 김포공항을 통해 방문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계획 액수를 합하면 10억달러(약 1조2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19일 김포공항에 도착한 뒤 부산의 합판 카펫 등 제조업체를 방문한 미 W사의 대표는 4억5천만달러를 한국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공항 관계자들에게 밝혔다.

25일 입국한 미국 모 석유회사 대표들도 한국의 정유 화학분야의 공기업 인수를 타진 중. 자본금 2백50억달러 규모의 다국적 기업인 이 회사는 4억달러 정도를 투자할 계획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국의 거대 무역회사인 A사 사장단은 26일 밤 입국했다. 역시 수억달러의 투자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진 이들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를 방문, 구체적인 투자협상을 벌일 계획이다.

이밖에 이달말까지 1억달러 내외의 투자의향을 가진 투자자의 방문도 몇건 더 예정돼 있다.

최근 입국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충분한 사전조사를 거쳐 최종 결심 단계에서 현장실사 목적으로 입국하는 케이스. 이에 따라 투자계약이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말이다.

김포공항에서는 외국인 투자자가 들어올 때마다 ‘입체적인 의전행렬’이 이어진다. 1억달러 이상 규모의 투자계획이 있는 외국인은 KOTRA 해외 무역관장이 직접 수행해 입국한다. 투자자가 도착하면 지방에 공장을 둔 국내 업체 대표가 방문지와 가까운 호텔로 곧장 ‘모시고’ 간다.

그러나 이들 투자자의 입국사실과 일정은 대외적으로 극비에 부쳐진다. 국내외 경쟁업체의 견제와 방해를 피하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이같은 외국인 투자행렬이 앞으로 계속 이어질 것인지는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노사분규 악화나 사회적 갈등심화 양상이 보이면 곧 등을 돌릴 가능성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정위용기자〉jeviy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