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 지하철 7호선서 폐암유발 라돈 다량검출

  • 입력 1998년 7월 8일 19시 52분


중랑천 범람으로 물에 잠겼던 서울 지하철 7호선에서 폐암을 유발하는 방사선물질 라돈(Rn)이 미국 환경보호국(EPA)의 지하공간 환경기준권고치의 최고 8배 가까이 초과해 방출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희대 김동술(金東述·환경학과)교수팀은 8일 지하철 7호선 노원∼면목역 구간 9개역사의 대합실과 승강장 실내공기의 라돈 농도를 최근 측정한 결과 공릉역 대합실에서 최고 ℓ당 31.87pCi(피코큐리)가 검출되는 등 환경기준치를 초과했다고 밝혔다.

공릉역의 수치는 환경기준치인 ℓ당 4pCi의 8배에 이른다. 이밖에 태릉입구역 29.36, 상봉역 15.33, 먹골역 14.61, 하계역 13.71, 중화역 13.35, 면목역 11.55, 노원역 9.57, 중계역 8.49pCi 등으로 나타났다. 지하철 7호선역사의 라돈방출량이 높은 것은 5월2일 중랑천 범람과 장마철 집중호우로 인해 지속적으로 지하수가 유입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라돈은 화강암기반의 지하수를 통해 방출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라돈은 98년2월 제정된 ‘지하생활공기질 관리법’에 오염물질로 지정돼 있지만 기준과 측정방법이 없어 측정하지 못하고 있다”며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홍기자〉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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