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식씨 「환란비망록」 조작…YS에 외환위기報告 위장

  • 입력 1998년 5월 8일 06시 36분


강경식 전경제부총리가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에게 외환위기상황을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혐의를 은폐하기 위해 자신의 노트북 컴퓨터에 기록된 일기형식의 비망록을 일부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영삼 정부의 경제실책을 수사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이명재·李明載검사장)는 7일 “강전부총리가 지난해 11월10일 대통령에게 ‘금융시장 안정대책 추진방향’을 보고하면서 실무자가 작성한 보고서에 들어 있던 ‘국제통화기금(IMF) 일본 등과 외자조달 협의’라는 부분을 삭제한 사실을 감추기 위해 자신의 비망록을 고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강전부총리는 “IMF부분은 보안사항이기 때문에 김전대통령에게 구두로 보고하기 위해 삭제했다”고 주장했으나 “대통령에게 보고하면서 보안을 위해 삭제했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추궁을 받자 조사를 받은 뒤 귀가해 비망록을 자신의 주장대로 고쳤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강전부총리가 지난해 11월10일 실무자가 작성한 보고서 내용 중 ‘IMF 협의부분’을 면도칼로 잘라낸 뒤 다시 복사하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기아그룹 김선홍(金善弘)전회장과 자금운영을 담당했던 이기호(李起鎬)전종합조정실사장을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김전회장을 상대로 공금횡령 및 비자금조성 이외에 지난해 10월 기아그룹의 제삼자 인수를 막기 위해 정관계에 로비를 벌였는지에 대해서도 조사중이다. 검찰은 다음 주초 김전회장과 이전사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하준우·조원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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