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치는 「가짜양주」…고급양주병에 국산술 담아 바가지

  • 입력 1997년 11월 4일 19시 53분


서울지검 서부지청 형사2부(부장검사 표성수·表晟洙)는 4일 값싼 국산양주를 고급양주인 것처럼 속여 판 서울 신촌지역 5개 유흥업소 업주와 종업원 등 10명을 사기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은 이와 별도로 12,13세 미성년자를 접대부로 고용한 신촌지역 유흥업소 업주 15명과 이를 알선한 「스피드보도」「김선영보도」등 6개 조직원 9명을 청소년보호법과 직업안정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값싼 양주를 고급양주로 둔갑시켜 판 업소들은 속칭 「삐끼」들에게 취객을 끌어오게 한 뒤 시중에서 6천5백원에 유통되는 국산양주 씨크리트를 임페리얼이나 딤플 등 고급양주병에 담아 병당 15만∼17만원을 받아내는 수법으로 최근 6개월 동안 6천여만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다. 신촌지역에서 이같은 수법으로 가짜양주를 팔다 적발된 업소는 「지평선」 「리자」 「미성」 「비전」 「리무진」 등이다. 조사결과 이들은 술에 취한 손님이 한눈을 파는 틈을 타 웨이터가 직접 뚜껑을 개봉하는 수법으로 가짜양주를 팔아 1백만원 이상의 높은 술값을 청구한 뒤 이를 갚지 않으면 직장이나 집으로 집요하게 전화를 걸어 협박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가짜 양주를 만드는 과정에서 빈병을 세척하지 않아 벌레 등 부유물이 떠있는 경우도 많았다』며 『검찰이 확인한 4백여명의 피해자 중에는 이를 고급양주로 오인, 폭음해 건강을 상한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전승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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