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機 참사/현장목격담]화염-연기 가득 구출 진땀

  • 입력 1997년 8월 6일 12시 05분


대한항공 여객기 추락 현장은 한 편의 지옥도를 방불케하는 참상의 극을 달렸다. 구조대원들조차 연료와 시체들이 타는 살내음을 참을 수 없어 틈틈이 심호흡을 하며 휴식을 취해야 했으며 생존자가 나온 기체 앞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잔해로만 남아 형체조차 알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사고현장을 목격한 라디오방송 코쿠의 기자인 루디 델로스-산토스는 『거대한 화염덩어리같았다』면서 기체 앞부분은 대부분 동체가 보존됐으나 후미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불에 타 잔해만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고지점인 니미츠 힐 부근에 살고 있었던 그는 사고시간 평소보다 가깝게 들리는 비행기 소리에 놀라 돌아보니 큰 불길에 휩싸인 사고기가 나무를 스치며 지나가고 있었으며 비행기가 지상에 추락한뒤 완전 정지하기까지 1분여동안 정글을 활주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장으로 달려갔을 때 정지한 사고기에서 거대한 불길이 계속 치솟아 올랐으며 기체 내부와 주변에서 사람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고가 난 니미츠 힐의 밀림지역은 도로를 통한 접근이 어려워 구조대원들이 회중전등에 의존해 1㎞의 진흙길과 면도날같이 날카로운 2.5m 높이의 참억새류를 헤치고 현장에 다가가야 했다. 2대의 해군 CH-46 해양정찰 헬리콥터가 생존자들을 병원으로 후송했으며 일부군용 헬기들은 상공을 배회하면서 사고현장을 밝게 비춰보이고 있었다. 또 다른 목격자인 에드워드 포페는 『화염과 연기로 가득찼다』고 현장모습을 전한뒤 『구조대원들이 생존자들을 언덕위로 옮기고 있었으나 생존자 수는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고현장에서는 미해군 건설대원들이 생존자 확인을 위해 여전히 불타고 있는 동체를 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비행기가 추락하기전 기내에 화재가 발생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백악관 관리는 사고여객기 조종사가 착륙예정 사실을 알려왔을때 활주로는 깨끗이 치워졌으며 당초 기내에 화재가 있었다는 보고가 있었으나 아직 확인중이라고 말했다. 괌당국의 대변인인 진저 크루저는 사고여객기가 추락전 폭발음을 들었다는 일부목격자들의 말을 인용했다. 美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는 현재 12명의 조사팀을 보내 여객기 추락원인을 조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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