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철씨 이권수사 부진이유]『동보외엔 혐의없다』해명

  • 입력 1997년 5월 21일 20시 08분


金賢哲(김현철)씨 비리사건 수사 초기에 검찰의 한 관계자는 『전 대호건설 사장 李晟豪(이성호)씨를 알면 김현철이 보인다』고 말했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씨를 불러오면 게임은 끝난다』는 말도 했다. 현철씨 수사가 막바지에 이른 지금 현철씨 비리가 제대로 보인다거나 게임이 끝났다고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 현철씨 비리의 「몸통」이라고 할 만한 이권개입과 국정개입 부분이 거의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씨와 현철씨의 관계를 잘 아는 재계 인사나 검찰주변 인사들은 그 이유가 이씨 수사에 있다고 지적한다. 현철씨의 이권개입은 대부분 이씨를 「매개」로 이루어졌는데 이 부분에 대한 수사가 잘 안돼 현철씨 비리의 「몸통」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씨는 대기업을 상대로 현철씨의 영향력을 세일즈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현철씨의 이권개입에 아주 밀접하게 관련돼 있는데 이에 대한 수사성과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철씨 수사 초기에 대부분의 시선이 심우 대표 朴泰重(박태중)씨에게 쏠려있을 당시 『이씨가 현철씨의 실질적인 자금관리인』이라고 정확하게 지목했었다. 이씨측에서는 물론 이를 부인하고 있다. 이씨의 변호인은 『이씨에 대한 보도나 소문중에는 과장된 것이 많다. 이씨는 원래 돈이 많으며 대부분 현철씨와는 무관하게 독자적으로 사업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현철씨와 이씨의 이권개입 수사상황에 대해 검찰은 『몇가지 새롭고 중요한 단서가 포착돼 조사중』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그러나 『이씨와 현철씨의이권개입의혹도과장된 것이 많아 성과없이 끝낸 부분도 많다』고 밝혔다. 이권개입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현재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 부분은 포항제철 철강판매권 문제. 검찰 관계자는 『이씨가 동보스테인레스를 설립해 철강판매권을 따내는데 영향력을 행사한 것은 확인됐다』고 말했다. 검찰은 그러나 『수사가 진행중이므로 더이상 밝히기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이씨가 지난 95년 대호빌딩 매각자금 6백87억원을 빼돌려 7개 케이블TV 방송국을 매입한 것에 대해 검찰은 『현철씨와는 무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권과 대호건설 위장매각 의혹, 관급건설 공사수주 의혹에 대해서도 검찰은 『별로 기대할 것이 없다』고 말한다. 골프장부지 매입과 재산해외 도피에 대해서는 『이씨 개인문제이며 수사의 본류도 아니다』는 말로 해명하고 있다. 검찰 주변에서는 이씨가 수사에 잘 협조한 점과 수사여력 부족 등 수사팀 내부의 어려움 때문에 이권개입 의혹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유력하다. 〈이수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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