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자 독자의 편지란에 실린 박병률씨의 누드모델에 대한 의견에 대해 다른 견해를 갖고 있다. 누드모델 이승희씨에 대한 열띤 취재경쟁은 그의 인기도를 나타내는 자연스러운 현상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국내 누드모델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그리 좋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면서도 유독 이씨에 대해 언론의 초점이 모아지는 것은 누드모델이란 직업 자체에 대한 선망이라기보다는 그가 한국인이면서도 성인잡지의 대명사인 플레이보이의 모델이 되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기 때문이다.
전세계 미의 기준이 서구에 맞춰져 있는 요즘 한국인이 거둔 자그마한 성과가 대견스럽지 않은가. 외국의 유명 여배우들 중에는 누드모델에서 출발, 지금의 자리에 오른 경우가 상당수 있다. 또한 그들은 단지 미국내가 아닌 세계에서 사랑받는 배우로 자리매김되고 있다. 이승희씨가 그런 배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날이 올 수도 있다. 그때도 잣대 운운하면서 누드모델 이씨에 대한 취재경쟁을 비난할 것인가.
어느 누가 우리에게 타인의 정당한 직업에 대해 귀하다느니 천하다느니 논할 권리를 주었는가. 대답은 자명하다. 같은 한국인으로 그에게 힘을 주고 자랑스러움을 느끼는 것이 옳은 일이다.
임종우(서울 서초구 방배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