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철씨 87億차명계좌 첫 확인…돈 세탁후 94년 개설

  • 입력 1997년 5월 9일 08시 04분


金賢哲(김현철)씨가 李晟豪(이성호)전 대호건설 사장을 내세워 관리해온 87억원대의 비자금 계좌가 처음으로 발견됐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沈在淪·심재륜 검사장)는 8일 이씨가 현철씨의 자금 87억원을 돈세탁한 뒤 자신의 자금관리인인 金鍾郁(김종욱·전 대호건설 종합조정실장·공인회계사)씨의 장인 박모씨(73) 명의로 차명계좌를 만들어 관리해온 사실을 확인했다.이씨가 지난 94년초 박씨 명의로 차명계좌를 만들어 이 돈을 입금시킨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한 검찰관계자는 『이 계좌에서 출금된 자금을 추적한 결과 수억원의 돈이 수시로 주인인 현철씨에게로 흘러들어간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철씨가 이씨에게 자금을 맡기고 이씨는 사업운영과 신규투자 등의 방법으로 이 돈을 관리, 증식했으며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돈을 세탁한 뒤 차명계좌를 만들어 입금시켰고 현철씨는 이 돈을 인출해 활동자금 등으로 사용해온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 계좌에 입금된 자금중 상당액이 이씨가 운영해온 사업체와 이권사업의 수익금 등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이에 따라 이씨가 철강판매회사 등 신규사업에 투자하거나 기존사업을 확장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현철씨의 자금을 불리고 현철씨는 이 과정에서 이씨가 이권을 따내는데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고 수사중이다. 검찰은 이같은 커넥션 관계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현철씨를 알선수재 등 혐의로 형사처벌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현철씨가 현정부 출범직후 수십억원씩을 4,5개 재벌 및 중견기업에 위탁관리해 온 혐의를 포착, 돈의 흐름을 추적중이다. 〈이수형·공종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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