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정태수씨 「3백억 현찰」추적…로비자금 사용 가능성

  • 입력 1997년 3월 29일 20시 15분


한보특혜대출비리와 金賢哲(김현철)씨 비리의혹을 수사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沈在淪·심재륜 검사장)는 29일 한보그룹 鄭泰守(정태수)총회장이 지난 94년부터 3년동안 한보 명의로 된 예금계좌에서 회사자금 3백억여원을 전액 현금으로 인출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 돈의 사용처를 추적중이다. 검찰은 이 자금이 여야정치인과 관계(官界)인사들에 대한 로비자금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한보그룹 자금담당 관계자들을 상대로 인출경위와 사용처를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그러나 이 돈이 전액 1만원권 현금으로 인출돼 추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와 관련, 한보그룹 자금담당 임원으로부터 『정총회장의 지시로 정치인들이 관련된 각종 모임이나 행사가 있을 때마다 수시로 현금으로 인출해 정총회장에게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정총회장이 계열사 인수와 증자과정에서 한보의 회사자금 6백80억여원을 빼내 사용한 사실을 확인하고 정총회장에게 9백80억원의 횡령혐의를 추가기소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정총회장의 횡령액수는 모두 1천9백17억여원으로 늘어났다. 검찰은 정총회장이 15대 총선 직전인 지난해 2월 교보증권에 개설된 계좌에서 20억원을 인출하는 등 자신과 아들 명의로 된 증권계좌에서 거액을 인출한 사실을 확인했으나 모두 계열사 운영자금 등으로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횡령혐의로 구속수감된 한보그룹 鄭譜根(정보근)회장을 소환, 보강조사를 벌였다. 〈김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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