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현철씨 사건후 녹음-녹화 공포

  • 입력 1997년 3월 13일 20시 10분


『이거 혹시 어디서 비디오 찍거나 녹음하는거 아냐』 朴慶植(박경식)G남성클리닉원장이 金賢哲(김현철)씨의 전화통화와 은밀한 치료장면을 녹음 녹화한 것이 알려지면서 「보호받지 못하는 사생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뭔가 중요한 대화를 하거나 은밀한 모임을 할 때 『혹시 주위에 카메라가 있는지 한번 돌아봐야 한다』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지난 92년말 대통령선거 때 지방색을 조장하는 대화를 나눈 내용이 도청됐던 「부산초원복집사건」의 쓰라린 경험을 안고 있는 공직사회에서도 『괜히 오해받을 만한 행동은 하지말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지배적. 그동안 「젊은 부통령」이란 소리를 들어온 현철씨마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사생활이 노출돼 곤욕을 치르고 있는 「현실」을 지켜보며 일반인들이 불안에 떨고 있는 것은 불문가지의 사실. 특히 방범상의 이유로 대중목욕탕과 호텔 은행 등에 폐쇄회로 TV 카메라가 설치돼 있는 것이 보편적 현실이어서 사생활 보호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가 높다. 회사원 朴仁浩(박인호·29)씨는 『최근 숙직을 마치고 회사 근처 사우나에 갔다가 옷장위로 폐쇄회로TV가 설치돼 있는 것을 보고 카메라를 등진 채 옷을 갈아입었다』고 말했다. 중앙부처의 한 서기관은 『요즘 공무원들의 모임에 나가 보면 현철씨가 어떻게 그런 일을 당할 수 있었는지가 제일 큰 화제가 되고 있다』며 『너나 할 것 없이 매사에 몸조심 말조심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정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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