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철 기자] 청와대 고위관계자들은 15일 아침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이 차남 賢哲(현철)씨에 대한 수사를 검찰에 지시했다」는 언론 보도의 사실여부를 확인하느라 부산하게 움직였다.
이날 수석비서관회의가 열리기 전 金光一(김광일)비서실장은 文鐘洙(문종수)민정수석 尹汝雋(윤여준)대변인 등과 함께 김대통령의 지시사실여부를 확인했다. 이 자리에서 김대통령이 그같은 지시를 한 사실이 없다는 것이 확인되자 윤대변인은 기자실로 찾아와 『김대통령이 검찰수사를 지시한 일도 없고 지시할 입장도 아니다』고 공식발표했다. 당사자인 현철씨도 이날 아침 부친인 김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사실여부를 확인했는데 대통령의 답변은 같았다.
윤대변인은 『김대통령은 부정부패사건이 터질 때마다 성역없는 수사를 지시해왔다. 이는 누구도 예외를 두지 말라는 뜻이며 대통령의 가족도 포함되는 것』이라면서 『그런데 무엇 때문에 김대통령이 새삼스럽게 그런 지시를 내리겠느냐』고 반문했다.
수석회의가 끝난 직후 李源宗(이원종)정무수석은 『대통령이 특정인을 지목해 수사를 지시할 수는 없다』면서 『수사는 검찰이 알아서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철씨가 야당의총에서 한보연루설을 주장한 국민회의의 韓英愛(한영애) 薛勳(설훈)의원을 이날 중 명예훼손혐의 등으로 고소할 것』이라면서 『현철씨가 고소인자격으로 빠르면 오늘 공개적으로 검찰의 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현철씨측은 법률적인 검토에 시간이 걸려 고소장을 17일 검찰에 제출키로 했다. 따라서 현철씨의 검찰조사도 순연됐다.
이처럼 현철씨와 청와대 고위관계자들이 민감한 반응을 보인 것은 말할 것도 없이 현철씨가 김대통령의 지시로 검찰조사를 받게 될 경우 「피의자」신분으로 비춰질 가능성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현철씨의 한보연루설이 결코 사실이 아니라고 굳게 믿는 김대통령이 현철씨 조사를 검찰에 직접 지시해 문제를 확산시킬 필요가 있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