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파업정국 대처 「수위 조절」 고심

  • 입력 1997년 1월 10일 20시 24분


「宋寅壽·李院宰·鄭用寬 기자」 노동계의 파업사태와 관련, 여야 각당이 보이고 있는 입장과 움직임은 제각기 다르다. 그러나 신중한 자세를 취하면서도 사태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점차 깊어지는 측면에서는 별 차이가 없다. ○…신한국당은 현사태와 관련, 『노동계에 대한 설득과 이해작업도 병행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면서도 정부의 강경대응 방침에 대해 공식 지지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표면상 대응자세와는 달리 신한국당내에서도 사태의 심각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지난 8일 당무회의에서는 『이번 사태의 본질은 경제실상에 대한 누적된 불만이 노동관계법 등의 개정을 계기로 표출되는 것』이라는 발언이 나왔다. 한 당직자는 『넥타이부대마저 파업에 나서고 대학교수 종교인들이 시국선언을 발표하는 것이 심상치 않다』며 『현 시점에서의 공권력동원은 사태를 악화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사안의 미묘한 성격 때문에 노동계 총파업에 대한 명확한 입장표명을 유보해 왔던 국민회의는 투쟁수위를 한층 높일 태세다. 국민회의는 10일 당을 비상체제로 전환키로 하는 한편 총재특보단소속 의원들을 민주노총 파업지도부가 농성중인 명동성당과 시한부 파업을 결정한 한국노총에 파견, 격려의 뜻을 전했다. 또 11일의 「노동법 안기부법 개악철회와 민주수호를 위한 범국민대책위(범대위)」 주최 규탄대회에는 方鏞錫(방용석)의원이 찬조연사로 나선다. 그러나 이를 공식적인 파업지지나 장외투쟁의 「신호탄」으로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 정부 여당의 공안정국 기도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전히 높은데다 자민련과의 공조문제도 염두에 둬야 하기 때문이다. ○…자민련은 이날 金鍾泌(김종필)총재 주재로 파업사태 대책회의를 갖고 정부측의 강경진압방침을 강도높게 비난했다. 자민련은 또 이날 회의에서 당내 변호사들로 법률구조단을 구성, 민주노총 간부 등의 사법처리 과정에 적극 대처키로 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파업사태 관련자들에 대해 강경진압을 강행할 경우 야당으로선 장외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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