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호씨 일가 기자회견②]『월남자가족』차별 극심

  • 입력 1996년 12월 17일 11시 55분


-북한에서의 전쟁 준비 실태와 일반인들의 전쟁 가능성에 대한 생각은. ▲金일범씨=일반가정에서는 생필품이 태부족인데 반해 전쟁예비물자는 양식과 피복 등을 1백% 갖추고 있다. 최근 김정일은 군인들의 사기를 북돋운다는 차원에서 중국산 담배를 수입해다가 군인들에게 지급했으며 정치사상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주민들은 크게 상층과 하류층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당간부나 상인 등 잘사는 사람들은 먹고 사는 것을 걱정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전쟁은 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을 하며 실제 전쟁 가능성은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못사는 하류층은 차라리 전쟁이라도 나서 빨리 조국이 통일돼 배불리 먹었으면 하고 바라고 있다. -북한에서 어린이 교육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금혁군=북한에서 남한 학생들은 공부도 못하고 돈도 없어 학교에 다니지도 못하며 군인들은 강도짓을 하고 민간인도 막 죽인다고 들었다. 북조선 인민학교 선생님들이 전부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여기와서 느꼈다. 김일성 김정일에 대해서는 어려서부터 빼어나고 음악과 체육을 잘했다고 가르쳤다. -월남자 가족이라는 이유로 학교에서 차별을 받았나. ▲金성철씨=학교 졸업할 당시 인민군대와 대학,사회의 3가지 진출로가 있는데 최고로 취급하는 것이 인민군대다.그러나 나는 월남가족이라는 이유로 가장 나쁜 사회에 곧바로 진출해 시계수리공이 됐다. -金씨 일가족과는 어떤 관계인가. ▲崔영호씨=맏아들인 금철씨와 친구관계이다. 출하기 6일전에 금철씨가 찾아와 북한을 탈출하려고 하는데 도와달라고 해 생각해보고 결심하겠다고 답했다.특히 전가족이 탈출하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감동하게 돼 탈출을 돕게 됐다. 내가 두만강 주변에서 군생활을 오래했기 때문에 경비상황을 잘 알고 있어서 성공적으로 탈출하도록 도울 수 있었다. 또 북한을 탈출한 뒤의 안전을 알아보기 위해 금철씨를 중국에 먼저 보냈는데 연락이 와서 金씨 일가족과 함게 탈출을 했다. -북한에 시장이 형성돼 있는가. ▲朴수철씨=회령시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 장마당이 서있다. 원래 10일 간격으로 장마당이 열렸으나 지난해 7월부터는 식량난으로 매일 장이 선다.장마당은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생로이기 때문에 규모가 커지고 물품수가 많아지고 있다. 장마당에는 기자재를 비롯해 이불,구두 등의 세간살이가 나온다. 특히 사람이 많다보니 전문적인 홀치기꾼(소매치기)이 설치고 있다. 이 때문에 옷장사를 하는 사람의 경우 옷가지를 동여매서 훔쳐가지 못하게 하고 있다. 이 장마당에 나오는 사람중에는 전직 공무원들도 있으며 일부 간부의 부인들도 있다. -각종 정신교육을 받았을 것인데 완전히 북한생활에 적응했나. ▲崔현실씨=남편은 고향이 남한이라는 이유로 무슨 임무를 받고 왔느냐는 등의 감시를 받아왔으며 같은 남한 출신을 감시하라는 과업을 받아 남편이 거절하는 바람에 계속해 감시와 멸시를 받았다. 저도 동생이 정치범으로 몰리는 바람에 지난 76년에 회령으로 추방돼 감시를 받았다. 또 金日成 사망시 웃음소리가 집에서 나왔다는 이유로 회령시장에게까지 보고돼 조사를 받았다.金日成이 사망했을 때 강제로 애도를 표시했다. ▲金명숙=북한 당국의 감시로 인해 어느 하루도 편안할 날이 없어 북한에서 태어난 우리 조차도 金日成 부자를 섬길 수 없었다. -북한의 의료시설 수준은. ▲崔현실씨=종합진료소 등 의료시설이 있긴 하다. 그러나 병원에는 약이 없어 의사는 진단만 할뿐 치료는 하지 못한다.필요한 약은 개인들이 시장에서 서로 구입해 쓴다. -남한에서 가장 좋은 것은 ▲朴봄양=옷도 많고 사탕과 과자도 많아 좋다. -서울 나들이에서 북한과 가장 다르게 느낀 점은. ▲李혜영씨=백화점,식당,시장 등을 둘러볼때 만난 사람들이 모두 웃는 얼굴에 깨끗한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북한에선 옷이 없어 기운 옷을 입은 사람들이 많다.또 백화점에 희귀한 물건이 잔뜩 쌓여 있었는데 북한 같으면 눈깜짝할새 도둑맞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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