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김경호씨일가 17명 9일 서울 안착

  • 입력 1996년 12월 9일 20시 24분


지난 10월26일 북한을 탈출, 홍콩을 통해 한국에 망명을 요청한 金慶鎬(김경호·61) 최현실씨(57) 일가족 16명과 사회안전부안전원 최영호씨(30) 등 17명이 9일 오후 5시반경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이날 오후 2시26분(현지시간 오후 1시26분) 대한항공 618편을 타고 홍콩 카이탁공항을 출발한 이들은 김포공항에 도착, 입국장에서 기다리고 있던 취재기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잠시 사진촬영에 응했다. 이어 이들은 서울에 있는 김씨의 큰형 金慶泰(김경태·70)씨와 최씨의 큰아버지 崔田道(최전도·77)씨, 사촌동생 崔哲旭(최철욱·43·서울 베델의원장)씨 등 친척들과 감격적인 상봉을 했다. 이들 일가족 중 김씨는 지병인 중풍으로 몸이 불편했으나 걷는데는 큰 지장이 없었고 어린이 5명을 포함한 가족 모두가 건강하고 밝은 표정이었다. 이들은 이날 입국장 게이트 앞에서 기자들과 20여분 동안 간단한 기자회견을 한 뒤 오후 6시반경 관계당국의 조사를 받기 위해 의전주차장을 통해 김포공항을 빠져나갔다.〈孔鍾植기자〉 【홍콩〓鄭東祐특파원】김경호씨 가족은 이에 앞서 9일 아침 홍콩의 카이탁국제공항 옆에 있는 임시수용소에서 간단한 아침식사를 한 후 수용소에서 출국수속을 밟았다. 이들은 모두 북한을 탈출한 후 중국공안 등에 의한 검색을 우려, 북한의 공민증 등 신분을 알 수 있는 모든 증명서를 폐기한 상태이며 아직 한국여권도 발급받지 않았기 때문에 이날 출국을 위해 여권대신 임시 여행증명서를 발급받았다. 이날 대한항공측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 보안요원을 대거 투입해 탑승객들의 짐을 샅샅이 수색하고 몸수색도 철처히 하는 등 삼엄한 검색을 실시했다. 한편 김씨 일가족과 함께 탈북에 성공해 서울에 함께 온 사회안전부 안전원 최영호씨(30)는 김씨의 장인인 재미교포 최영도씨의 조카로 밝혀졌다. 홍콩의 한 외교소식통은 이날 『김씨 일가의 탈북을 돕다가 함께 망명한 최영호씨는 홍콩정청당국의 조사결과 최영도씨의 조카로 밝혀졌다』며 『그는 김씨 일가에 매수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함께 망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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