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탈출 김경호씨 홍콩진술]『한마을 3,4가구 탈북』

  • 입력 1996년 12월 8일 14시 31분


북한을 탈출해 현재 홍콩의 상수(上水)수용소에 임시로 머물고 있는 金慶鎬(김경호·62)씨 일가족 등 17명은 북한 국경지역에는 마을마다 탈출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믿는 사람끼리 귀엣말로 탈출정보를 주고받는 실정이라고 진술했다. 7일 한국총영사관에 접수된 탈북 일가족의 조서에 따르면 김씨 등은 올들어 중국 국경과 인접한 함경북도 자강도 양강도 등지에는 주민들의 탈출이 공공연한 일이 됐으며 마을마다 일가족이나 가족중 일부가 중국으로 탈출한 집이 3,4가구 정도씩 된다고 말했다는 것. 김씨 등은 『북한에선 「연변에만 가도 굶어죽지는 않는다」는 말들이 나돌아 일가족 탈출을 꿈꾸는 사람들은 가족중의 한사람을 연변에 미리 내보내 탈출경로를 은밀히 알아보고 있으며 「이남으로 가려면 홍콩이 제일 낫다」는 말이 널리 알려져 있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드러내놓고 말은 못하지만 주민들 중에는 「인민들도 먹여살리지 못하는 나라가 사람들만 옥죈다」는 공감대를 갖고 있다』면서 『식량난이 오죽 심하면 쌀을 조금이라도 구할 경우 이웃에서 몰려들까봐 밤에 몰래 죽을 끓여먹겠느냐』고 말했다. 이들은 『국제구호기관에서 북한에 식량원조를 한다는 말은 들었으나 원조식량을 구경조차 못했다』고 진술했다. 〈홍콩〓鄭東祐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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