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핵잠-우라늄 협상 돌입 “정상간 합의 신속 이행 공감대”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6월 3일 04시 30분


안보협상 첫날 핵잠관련 사안 다뤄
美 ‘韓서 핵잠건조’에 이견 안보여
오늘은 우라늄 농축-재처리 의제로
후커 차관 “한미관계 지속 진전 기대”… 국가안보실장-주한미군사령관 만나

박윤주 외교부 1차관(오른쪽)과 앨리슨 후커 미국 국무부 정무차관이 2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조인트 팩트시트(JFS·공동 설명자료) 안보 분야 후속 조치 협의를 위한 발족 회의에서 악수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박윤주 외교부 1차관(오른쪽)과 앨리슨 후커 미국 국무부 정무차관이 2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조인트 팩트시트(JFS·공동 설명자료) 안보 분야 후속 조치 협의를 위한 발족 회의에서 악수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한미 양국이 2일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도입 등 정상회담 안보 분야 합의 후속 조치를 위한 첫 협의를 서울에서 개최했다. 지난해 경주 정상회담 결과물을 담은 조인트팩트시트(JFS·공동설명자료)가 발표된 지 약 6개월 만이다. 3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회의는 협상 시간표와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방식에 대한 윤곽을 잡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핵잠 도입 계획을 선제적으로 발표하며 속도를 내려는 한국 정부와 미 측이 접점을 찾을지도 주목된다.

● 한미 “정상 합의 신속 이행 공감대 확인”

박윤주 외교부 1차관과 앨리슨 후커 미국 국무부 정무차관을 각각 수석대표로 한 한미 대표단은 2일 오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킥오프(발족) 회의’를 열었다. 이번 회의에는 우리 정부에선 국가안보실과 외교부, 국방부,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으로 꾸려진 협상단이, 미국에선 백악관과 국무부, 핵안보청(NNSA) 등 유관 부처 실무진이 참석했다.

두 차관이 주재한 킥오프 회의에 이어선 분야별 세부 협의가 진행됐다. 첫날 회의에선 핵잠이, 3일에는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가 주로 논의된다. 박 차관과 후커 차관 등 한미 대표단은 이날 공식 만찬도 가졌다.

정부 관계자는 “협상 분위기는 대체로 호의적이었고, 양국 간 정상 합의 사항을 신속히 이행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확인했다”며 “미 측도 신속한 정상 합의 이행 의지를 드러냈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이날 회의 후 보도자료에서 “양국 관계에 있어 두 정상이 합의한 JFS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충실한 이행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고 밝혔다.

후커 차관은 회의 후 X(옛 트위터)를 통해 “두 대통령이 제시한 양자 원자력 협력 이니셔티브의 진전을 위한 실무그룹 논의를 시작하게 돼 기쁘다”며 “70년 넘는 동맹의 역사와 이정표를 되새기며, 협력을 더욱 심화하고 한미 관계 전반에 지속적인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 핵심 쟁점은 핵잠 연료 조달 방식

이번 협의의 핵심 쟁점으로는 핵잠 연료 조달 방식과 원자력협정 개정 방향이 꼽힌다. 현행 원자력협정은 미국산 우라늄 반출을 민간·상업용으로만 규정하고 있는데 미국이 군사무기인 핵잠 원료를 제공하기 위해선 별도 협정을 맺어야 한다. 박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핵연료의 평화적 이용에 국한된 현행 원자력협정 개정과는 별개로, 핵잠에 사용할 핵연료 사안은 군사적 이용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별도 트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핵잠 협상의 또 다른 쟁점인 건조 장소와 관련해 미국은 핵잠을 국내에서 건조하겠다는 한국 정부 입장에 직접 이견을 드러내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라늄 농축 및 재처리 권한 확보에 대해선 원자력협정 전면 개정과 일부 조항 수정, 별도 약정 신설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임갑수 한미 원자력협력 정부 대표는 1일 학술행사에서 “한국이 농축 역량을 갖춰 범태평양 핵연료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은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며, 비확산 중심 구조를 넘어 원전 파트너십의 ‘전략적 재구성’이 이번 협상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번 협의를 통해 핵잠 건조와 원자력협정 개정을 위한 협상 시간표를 도출하는 것이 목표다. 외교부 관계자는 “우리는 가능하면 11월 미 중간선거 이전, 늦어도 새 의회가 구성되는 내년 1월 전까지 구체적인 문안 협상을 마무리 짓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측은 이날 구체적인 협상 완료 시기를 언급하는 데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후커 차관 등은 이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정연두 외교부 외교전략정보본부장을 만나 한반도 정세와 중동 전쟁 등에 대해 논의했다. 후커 차관은 3일에는 조현 외교부 장관과 식사를 겸한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도 이날 서울에서 후커 차관을 면담했다. 주한미군 측은 “주한미군과 미 국무부는 한반도의 준비 태세, 억지력, 안보에 있어 단합되어 있다. 외교와 국방이 함께 전진하고 있다”며 굳건한 한미 동맹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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