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보수는 특정인 방패 아냐”…‘절윤’ 거부 장동혁 비판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2월 20일 14시 20분


오세훈 서울시장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해 11월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지방선거총괄기획단 및 시·도 광역단체장 연석회의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뉴스1
오세훈 서울시장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해 11월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지방선거총괄기획단 및 시·도 광역단체장 연석회의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뉴스1
오세훈 서울시장이 20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향해 “결과에 책임지는 태도, 그것이 보수 정치의 본령”이라며 “보수는 개인이 아니라 공동체를 지켜야 한다”고 했다. 장 대표가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무죄 추정의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면서 절연 요구를 일축한 데 대해 비판한 것이다.

오 시장은 20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오늘 당 대표의 입장문을 접하며 깊은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국민의힘은 특정 개인의 정치적 노선 위에 세워진 정당이 아니다”라며 “대한민국 산업화와 민주화를 함께 이끌어 온 공당이며 자유와 책임의 가치를 지켜온 보수의 중심”이라고 했다.

오 시장은 장 대표의 주장에 대해 “학계 일부의 주장을 당 전체의 공식 입장처럼 말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무죄 추정 원칙이 정치적 면책 특권이 될 수도 없다”며 “법적 판단과 별개로, 국민 앞에 책임지는 자세는 정치의 몫”이라고 했다.

오 시장은 “그동안 여러 차례 사과와 절연을 이야기해 왔다고 하지만 국민이 체감할 만한 변화가 있었는지 냉정히 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절연이 아니라 또 다른 결집을 선언하는 모습으로 비치지는 않았는지 성찰해야 한다”며 “‘함께 싸우고 계신 애국 시민 여러분께 간곡히 부탁드립니다’라는 표현은 보수를 넓히는 언어가 아니라 특정 노선과의 결속을 다지는 선언처럼 들린다”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신년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신년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오 시장은 “보수의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넓지 못한 보수는 결코 공동체를 지키고 책임질 기회를 얻을 수 없다”며 “‘윤어게인’이라는 구호에 머무르는 정치로는 중도와 미래 세대를 설득할 수 없다”고 했다.

오 시장은 “고집스럽게 국민 대다수의 정서와 괴리된 주장을 반복하는 것으로는 국민의 사랑과 지지를 받을 수 없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계파적 충성 경쟁이 아니라 책임의 경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누가 더 강하게 싸우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크게 대한민국을 생각하느냐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보수가 길을 잃으면 대한민국의 중심축이 무너진다”며 “보수는 특정인의 방패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안전판이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저는 보수가 다시 정상의 자리로 돌아올 수 있도록 책임 있는 목소리를 모으겠다”며 “분열이 아니라 재건의 길을 찾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의 구호가 아니라 미래의 비전으로 나아가겠다”고 덧붙였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1심 선고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1심 선고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앞서 이날 오전 장 대표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윤 전 대통령이 전날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데 대해 “안타깝고 참담하다”고 했다. 또한 “아직 1심 판결”이라며 “무죄 추정의 원칙은 누구에게나 예외 없이 적용돼야 한다”고 했다.

장 대표는 “사과와 절연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분열의 씨앗을 뿌리는 일”이라고도 주장했다. 장 대표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결과로 책임지는 정치, 그것이 보수”라며 “위기 때 책임을 나누어 지는 것이 보수의 품격”이라고 했다.

장 대표는 “진정한 덧셈 정치는 서로 다른 생각들을 모아 한목소리를 내는 것”이라며 “분열은 최악의 무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대통령의 이름을 이용하는 세력, 대통령과의 절연을 앞세워 당을 갈라치기하는 세력, 단호하게 절연해야 할 대상은 오히려 이들”이라고 했다.

장 대표의 입장에 대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보수와 국민의힘이 죽는 길”이라며 “보수 재건을 위해 장동혁을 끊어내야 한다”고 했다. 친한계(친한동훈계) 한지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당은 내란 옹호 장 대표와 절연해야 한다”고 했고, 박정하 의원은 “참담하다”고 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장 대표의 입장에 대해 “기절초풍할 일”이라며 “제발 정신차리라”고 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장 대표의 입장을 두고 “국민의힘은 해산되거나 심판받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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