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만석 검찰총장 권한대행(대검 차장검사)이 ‘대장동 항소 포기’ 여파로 사퇴 요구에 직면한 가운데 11일 하루 연가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대검 참모들과 지청장, 평검사들까지 노 권한대행에 대한 사퇴를 압박하자 거취를 고심하기 위해 휴가를 낸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 따르면 노 권한대행은 이날 연가를 내고 서울 서초구 대검 청사에 출근하지 않았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1심에서 중형이 선고된 ‘대장동 일당’ 사건에 대한 항소 시한인 7일 밤 12시까지 항소장을 제출하지 않았다. 이후 논란이 커지자 노 권한대행은 9일 “법무부의 의견도 참고한 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항소를 제기하지 않기로 판단했다”며 “서울중앙지검장과 협의를 거쳐 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불과 2시간여 뒤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은 사의를 표명하며 “(항소 포기는) 중앙지검 의견과 달랐다”고 반발했다.
노 권한대행은 전날 오전 출근길엔 “(법무부로부터) 항소 포기 지시를 받았느냐” “정 지검장과 협의에 의한 항소 포기를 한 것인가” 등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추가 입장 표명을 미뤘다.
일선 검사장 18명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항소 포기의 구체적인 경위와 법리적 이유가 전혀 포함돼 있지 않아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전날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검찰총장 권한대행께 추가 설명을 요청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같이 밝혔다.
노 권한대행을 보좌하는 대검 부장(검사장급)들도 같은 날 오전 10시 회의에서 사퇴 요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에서 근무하는 평검사 전원 또한 ‘대검 연구관 의견’이라는 글을 통해 “거취 표명을 포함한 합당한 책임을 다하시기를 요구한다”고 밝혔고, 일선청 부장검사급인 대검 과장들도 노 권한대행에게 경위 설명을 요구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긴급 현장 규탄대회를 마친 후 대검청사 내부로 항의방문을 위해 방호직원과 대치하고 있다. 뉴스1 이날 오전 국민의힘은 대검을 항의 방문했다. 국민의힘 의원 약 40명은 대검 앞에서 긴급 규탄대회를 열고 “항소포기 국민우롱 방탄정권 규탄한다” 등의 구호를 연호했다. 이후 이들은 청사 진입을 시도했으나 직원들이 제지하면서 들어가지 못했다. 이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검찰청 진입을 막는 데는 이유가 있을 것 아니냐. 설명해달라”고 따져 물었다.
노 권한대행의 휴가 사실이 알려지자 송언석 원내대표는 “휴가도 용산과의 관계를 고려해 냈나”라며 “스스로도 부끄러웠는지 출근조차 못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박수민 의원은 “항소를 포기하더니 출근도 포기했느냐”라며 “노만석 나와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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