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김병기 지나친 성과 욕심, 특검법은 교환대상 아냐”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13일 15시 09분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와 추미애 법제사법위원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8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5.8.24/뉴스1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와 추미애 법제사법위원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8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5.8.24/뉴스1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이 13일 3대 특검법 여야 합의 파기 사태와 관련해 김병기 원내대표를 향해 “지나친 성과 욕심에 점검해야 할 것을 놓친 것으로 보여 안타깝다”고 말했다.

추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마도 원내대표단은 마감 시한을 설정해두고 매우 서둘렀던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무적 판단으로 늘 본질을 보지 못한 지난 정권의 우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며 “대통령의 취임 100일을 앞두고 정부조직법을 순산시키려는 판단을 했을 수도 있다. 가까이 모시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그럴 수도 있다. 그런 충정과 진정성은 의심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대통령의 말씀처럼 민주공화국의 본질을 훼손하려 한 것에 대한 진상규명을 해야하는 특검법은 교환 대상이 아니라는 판단을 당과 진지하게 했어야 했다”며 “그것을 놓친 점은 매우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추 의원은 “그 일 이후 지금까지 ‘법사위 법안이니 당연히 법사위원장과도 사전 상의했겠지, 왜 책임을 회피하느냐’하는 문자가 쏟아지고 있다”며 “사실 제일 듣기 싫은 소리가 책임회피다. 최소한 그런 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정치 일생 동안 노력해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10일 여야 원내대표 합의가 이뤄지던 당시 김 원내대표와 통화했던 사실을 언급하며 “알아듣기 어려운 다급한 말로 뭐라 하는데 그때까지 여야간 원내합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조차 몰랐던 나로서는 일단 다 ‘금시초문’이라고 답했다. 그리고 자세한 내용은 체크해보고 확인한 후 답을 주겠다고 했을 뿐”이라고 했다. 이어 “그리고 다시 위원장 자리로 돌아왔는데 그로부터 1시간 정도 지날 무렵 갑자기 보좌관이 여야 합의 속보가 떴다고 내게 알려줬다”고 설명했다.

추 의원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실수를 마주하는 것도 큰 용기”라며 “왜 실수했는지 복기해보고 다시 그 같은 일이 안 일어나게 한다면 이보다 더 보약은 없다”고 했다. 아울러 “새삼 잔불을 일으킨다는 우려도 하겠지만 당의 선배된 처지에 이번 일이 후일 반면교사가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남겨둔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 원내대표는 10일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수사 기간을 연장하지 않고 인력 증원을 최소화하는 내용의 3대 특검법 개정안 수정에 합의했다. 그러자 당내 강경파는 강하게 반발했고, 정청래 대표는 “지도부 뜻과 다르다”며 재협상을 지시했다. 여야 합의가 무산된 이후 민주당은 특검 수사 기간 연장과 인력 강화를 골자로 한 최종 수정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이 과정에서 김 원내대표의 ‘책임론’이 불거지자 그는 지도부와 사전협의를 거쳤다고 반박했다. 김 원내대표는 “정청래한테 공개 사과하라고 하라”며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자 정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내 부덕의 소치”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여당 투톱 간 갈등이 노출되자 정 대표는 “우리는 죽을 고비를 넘기며 생사고락을 함께한 전우이자 동지”라며 봉합에 나섰다. 김 원내대표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심려 끼쳐 드려서 죄송하다”며 “심기일전해 내란 종식과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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