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대엽 “檢 즉시항고 필요”…與 “민주당 편드냐” 野 “당장 즉시항고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3월 13일 14시 08분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권성동 원내대표(왼쪽 두번째)가 발언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국민의힘이 13일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이 윤석열 대통령 구속 취소와 관련해 “검찰이 즉시 항고할 필요가 있다”고 전날(12일) 언급한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을 편드는 것이다. 법원이 검찰을 지휘하느나”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민주당은 “오늘이라도 검찰이 당장 즉시 항고를 해야 한다”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천 처장 개인 의견에 불과하지만, 법원 행정 업무를 관장하는 행정처장으로서 사법부의 독립성과 사법 체계의 안정성을 훼손하는 대단히 경솔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천 처장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서 “(윤 대통령이) 구속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검찰의 즉시항고에 따른 상급심의 법적 판단을 하는 데 특별한 장애는 없다. 재판부 입장처럼 즉시항고로 상급심의 판단을 받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즉시항고를 포기한 것은 불필요한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검찰의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판단”이라며 “천 처장의 발언은 검찰 자율성까지 침해하는 것으로 처장이 국회 나와 자꾸 민주당 편을 들어주는 정치적 발언에 대단히 우려스럽고 이에 대해 강력히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에선 천 처장 발언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당 법률자문위원장인 주진우 의원은 “고등법원에 대한 사법 가이드라인”이라고 지적했다. 주 의원은 “천 처장 발언은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을 정면으로 침해하는 명백한 실언”이라고 했고, 장동혁 의원은 “인권의 최후보루인 법원의 행정을 책임지는 대법관의 답변으로는 매우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법원행정처장이 검찰을 수사지휘하는 전대미문의 해괴한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맨 오른쪽)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해 현안에 관해 발언하고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반면, 민주당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윤 대통령 구속 취소 사건으로 국가 형사사법 시스템에 대혼란이 왔다”며 윤 대통령 구속 취소와 관련해 검찰의 즉시 항고를 재차 촉구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내부에서도 ‘항고라도 해야 명예를 추스를 수 있다’는 자성이 터져 나왔다”며 “그런데도 검찰은 ‘이미 석방했으니 즉시 항고가 불가능하다’는 논리를 세우고 있다고 한다. 천 처장은 오히려 석방 상태여서 즉시항고의 장애가 사라졌다고 했는데, 이 무슨 해괴한 궤변이냐”고 몰아세웠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간사인 박범계 의원도 “법원행정처장이 즉시 항고를 통해 상급심 판단을 받아야 한다고 한 것은 아주 이례적인 일”이라며 “심우정 검찰총장에게 역사에 죄를 짓지 않는 바른길을 갈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거들었다.

#국민의힘#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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