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둘러본 숄츠 “분단 매우 큰 슬픔” 尹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5월 21일 23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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숄츠 “북 탄도미사일이 한국과 일본 위협”
日 관계개선 尹대통령에 “용감한 결단에 존경”
尹, 파독 간호원 출신 작가의 그림 소개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 추진

윤석열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공동기자회견을 마친 후 악수를 하고 있다. 2023.05.21.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공동기자회견을 마친 후 악수를 하고 있다. 2023.05.21. 뉴시스
21일 방한해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북한의 불법적 무기개발이나 핵무기 개발이 한국의 안보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며 “불가역적이고 검증 가능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대한민국 노력에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직 독일 총리의 방한은 1993년 헬무트 콜 총리 이후 30년 만이다.

● DMZ 다녀온 숄츠 총리 “분단 현실…매우 큰 슬픔”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숄츠 총리와 용산 대통령실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숄츠 총리는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이날 방한해 DMZ를 방문한 데 이어 정상회담을 가졌다.

숄츠 총리는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DMZ를 방문하며 저는 특히 매우 깊은 인상을 받았는데, 독일과 대한민국이 매우 끔찍한 분단의 경험을 했다는 점을 목도할 수 있었다”며 “이는 우리의 공통된 경험”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이미 30년 전에 통일을 이뤘고 분단을 극복할 수 있었다”며 “저는 대한민국이 현재 이와 같은 쓰디쓴 현실에 아직도 직면하고 있다는 점을 진심으로 제 눈으로 확인하는 점에 대해서 매우 큰 슬픔을 느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특히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이 한국과 일본까지 위협을 하고 있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며 “독일은 한국에 깊은 연대를 갖고 지원하는 바”라고 했다. 숄츠 총리는 일본과의 관계를 정상화한 윤 대통령에 대해 “역사적으로 매우 민감한 주제인 일본과의 관계에서 용감한 결단을 내려주신 것에 대해 존경의 의사를 표명한다”고 했다.

● 尹대통령, “EU 경제입법 성안·시행 긴밀 협력 요청”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독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2023.05.21.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독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2023.05.21. 뉴시스
윤 대통령도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독 교류 개시 140주년을 기념하는 해에 30년만의 양자 방한이 이뤄져 더욱 의미 있게 생각한다”며 “양국 간 협력을 한층 더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윤 대통령은 “견고한 교역, 투자 관계를 수소, 반도체, 바이오, 청정에너지와 같은 첨단산업 분야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독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을 조속히 체결해 방위사업 공급망이 원활히 작동할 수 있도록 협력할 것”이라며 군사, 방산 협력도 확대할 뜻을 밝혔다. 또 윤 대통령은 숄츠 총리에게 “최근 EU에서 추진 중인 여러 경제입법의 성안과 시행 과정에서 한국 측과 긴밀히 협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에 대한 협력 가능성도 시사했다. 숄츠 총리는 “전기자동차나 배터리 생산 부문에 대해서도 한국과 협력할 것”이라며 “한국이 반도체 부문에서 혁신적 기업이 많다. 대한민국이 독일에서 (이 부문에) 많이 투자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에 윤 대통령도 “독일은 신재생 에너지 기술이 앞서 있고, 세계 유수의 제약 회사들이 있어 협력할 수 있는 분야가 많다”며 “반도체 분야에서는 자동차 퀄리티를 향상시키는 부문에 대한 양국 협력 강화의 공통점을 저희는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尹, 파독 간호원 작가 그림 숄츠에 소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2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부인 브리타 에른스트 여사를 맞이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2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부인 브리타 에른스트 여사를 맞이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정상회담을 앞두고 윤대통령은 대통령실 벽에 걸려 있던 그림을 숄츠 총리에게 소개하기도 했다. 이 작품은 파독 간호원 출신인 노은님 작가(1946~2022)의 ‘지구의 어느 구석 아래서’라는 작품이다. 숄츠 총리는 “그림이 정말 아름답다” 며 독일과 한국의 인연을 고려한 윤 대통령의 배려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숄츠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독일에 간호사로 왔지만 함부르크에서 예술가로서 큰 경력을 쌓은 한 예술가의 사진도 봤다”며 “이런 여러 사례가 양국이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방증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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