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진 ‘밥 한 공기 비우기’ 논란…與내부 “최고위원 리스크 점입가경”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4월 5일 17시 34분


민주당 박홍근 “황당한 구상에 입 못다물어”
조수진 “민생 아이디어를 정쟁으로 몰지 말라”

국민의힘 조수진 최고위원이 초과 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 매입하는 내용의 양곡관리법 개정안의 대안으로 ‘밥 한 공기 다 비우기 운동’을 거론해 논란에 휩싸였다. 같은 당 김재원 최고위원이 제주 4·3사건에 대해 “격이 낮은 추모일”이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킨 데 이어 집권 여당의 최고위원들이 잇따라 구설수에 오르면서 여권 내에서도 “최고위원 리스크가 계속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힘 조수진 최고위원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조수진 최고위원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조 최고위원은 5일 KBS 라디오에서 초과 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 매입하는 내용의 양곡관리법 개정안 대안으로 “지금 남아도는 쌀 문제가 굉장히 가슴 아픈 현실 아니냐”며 “밥 한 공기 다 비우기, 이런 것들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조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의 ‘1호 특별위원회’인 민생특별위원회 ‘민생119’ 위원장을 맡고 있다. 조 최고위원은 또 “여성분들 같은 경우 다이어트를 위해 밥을 잘 먹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오히려 (쌀이) 칼로리가 낮다. 그런 것을 적극적으로 알려 나간다든가 하는 국민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밥 한 공기 다 먹는 운동을 전개하겠다는 황당한 구상에 입을 못 다물겠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쌀값 대책으로 국민의힘이 ‘밥 한 공기 다 먹기 운동’을 내놓은 것이 정말이냐”고 묻기도 했다.

여권 내에서도 지적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이걸 가지고 대안 경쟁을 할 수 있겠느냐”며 “갈수록 태산”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조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해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이어야 하는데 본인이 그런 뜻으로 말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그게 무슨 대책이 되겠나”고 진화에 나섰다.

논란이 이어지자 조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민생119 첫 회의에서 예산, 법제화 없이 실생활에서 실천에 옮길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개진됐다”며 “회의에서 나온 몇 아이디어를 소개하는 발언의 진의를 왜곡해 선전 선동을 벌이는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015년 성남시장 시절 쌀 피자 만들기 등 쌀 소비 촉진 캠페인을 펼친 일이 있다”며 “민생을 위한 아이디어를 정쟁으로 몰지 말라”고도 했다.

최고위원들의 논란성 발언이 이어지면서 국민의힘은 당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김 최고위원은 최근 5·18 민주화운동, 극우 성향의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제주 4·3사건 관련 발언으로 연이어 물의를 빚자 4월 한 달 동안 공개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태영호 최고위원도 “4·3사건은 김일성 일가의 지시에 의해 촉발됐다”는 발언에 사과를 거부하며 논란이 이어지는 상황. 이에 대해 이준석 전 대표와 가까운 허은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어제(4일)는 김 최고위원이 국민 상처를 후벼파더니 오늘은 조 최고위원의 실언으로 아침부터 농민들 억장이 무너졌다”며 “‘최고위원 리스크’가 점입가경으로 더이상 눈 뜨고 봐줄 수 없는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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