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北식량 부족 지속되면 주민 불만 임계점 이를 가능성”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22일 14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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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3박 4일간 일본 방문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22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하고 있다. 뉴시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북한의 쌀과 식량 부족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주민들 불만이 높아지는 임계점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극심한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 상황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한 것. 권 장관은 “(식량난이) 아직은 체제를 위협할 수준은 아니다”라면서도 “절박한 상황이 오면 북한도 노선을 바꿀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도 했다.

권 장관은 22일 보도된 일본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최근 식량정책을 변경해 시장을 통하던 식량공급을 차단하고 정부가 전량을 사들여 지정된 장소에서의 배급이나 판매로 돌리는 방식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 통제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보이지만 변경을 강력히 추진하는 과정에서 식량 공급망에 문제가 생겼다”고 강조했다. 다만 중국에서 최근 대규모 식량 수입도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권 장관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대해선 “미국과 중국의 대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국제 정세의 변화에 편승해 ‘국제적 위협’이라고 부를 수 있는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북한의 핵개발 강화 이유에 대해선 “실제 안보 위협에 대한 방어보다는 내부 결속과 정권 유지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7차 핵실험 시행시기에 대해선 “예측하기 어렵지만 확실히 이뤄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공식 행사에 딸 주애와 동행하는 것에 대해선 “핵 개발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높이고 내부적으로는 핵무기가 미래 세대의 안전을 담보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목적이 있어 보인다”며 “김정은이 젊고 건강에 큰 문제가 없으며 가부장적 북한 사회에서 여성 지도자를 받아들일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도 있다”고 분석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22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서 일본으로 출국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뉴스1


권 장관은 이날 오후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했다. 일본 외무성의 각료급 초청 프로그램에 따라 3박 4일 일정으로 방문해 도쿄에서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과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 등 정부 인사는 물론 누카가 후쿠시로 한일의원연맹 회장, 모테기 도시미쓰 자유민주당 간사장 등 정계 주요 인사와도 면담할 예정이다. 또 재일동포 대상으로 남북관계 현안 및 윤석열 정부의 통일 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권 장관은 이날 오후 김포공항에서 출국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같은 길을 가게 된 일본과 남북관계 문제를 논의하겠다”며 “대북 정책을 잘 설명해 이에 대한 지지를 확실하게 이끌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본과의 협력이 매우 중요한데 그동안 협력이 미흡했던 점이 있다.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한일관계를 완전히 회복한 부분은 대단히 의미 있는 일”이라며 “같은 길을 가기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지 누가 먼저 가는지, 누가 조금 뒤쳐지는가는 현 시점에서 판단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 장관은 “대북 문제에 있어 당장 비핵화뿐 아니라 인권 문제도 매우 중요하다”며 “일본과의 협력은 우리의 인도주의적 문제를 풀어나가는 데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첫 미팅이니만큼 (의견을) 잘 들어보고 우리가 협력할 부분이 무엇이 있는지 같이 모색해볼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통일부 장관의 일본 방문은 2005년 정동영 당시 장관이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방문한 뒤 18년 만이며 일본 정부 초청으로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다. 통일부는 “통일 대북정책 관련 한일 협력 단계를 한 단계 높은 차원으로 발전시키는데 기여할 것”이라며 “북한에 대한 인식 및 실상 공유, 납북자 문제 등 인권 문제에 대한 양국 공조 방안을 협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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