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尹방일, 미래 위한 결단” vs 野 “법치주의 능멸” 온도차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16일 16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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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6일 하네다공항에 도착, 공군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2023.03.16. 대통령사진기자단
1박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6일 하네다공항에 도착, 공군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2023.03.16. 대통령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강제징용 문제 해결 등을 위해 16일 1박 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것에 대해 여야의 반응은 극명히 엇갈렸다. 국민의힘은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위한 대승적 결단이다. 이웃사촌 일본과 안보 협력을 더욱 강화해나가겠다”고 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국가 원수인 대통령이 삼권분립까지 위반하며 일본에 납작 엎드린 것”이라고 반발했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의 방일을 계기로 국회 차원의 한일 협력을 준비하고 나섰다. 반면 민주당은 윤 대통령 귀국 이후에도 친일 공세를 한층 더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 與 “미래를 위한 고뇌에 찬 결단”

이날 윤 대통령을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배웅하느라 최고위원회의를 오전에서 오후로 미룬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한일 정상회담은 안보위기와 경제위기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이며 나아가 우리 미래세대를 위한 고뇌에 찬 결단”이라며 이번 윤 대통령 방일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이어 “죽창가만 불러대며 반일 감정을 국내정치용으로 써먹기만 급급했던 민주당은 무책임한 반일 선동에 현혹될 국민이 없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도 “과거에 대한 정리를 가장 잘 한 것이 ‘DJ(김대중 전 대통령)-오부치 선언이다. 그걸 계승해서 우리 미래에 방점을 두는 게 이번 한일 정상회담”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의 과업을 앞세워 민주당 비판에 응수한 것. 국민의힘 김미애 원내대변인도 “문재인 정권이 방치한 최악의 한일 관계가 정상화되는 계기”라고 강조했다.

각각 한일의원연맹 회장과 부회장을 맡고 있는 정진석 김석기 의원은 윤 대통령 방일 일정에 동행했다. 여기에 국민의힘 초선 의원 30명은 27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일본 의회를 방문해 양국 교류 활성화에 나선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나서 한일 관계의 실타래를 푼 만큼 당도 국회 차원에서 적극적인 뒷받침에 나서겠다는 취지”라고 했다.

● 野 “법치주의 능멸, 탄핵 사유”

반면 민주당은 “대(對) 일본 굴욕 외교를 중단하라”며 반일 공세에 당력을 총 집중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 방일을 앞두고 국민들이 걱정이 많다”며 “국민들의 자존심과 국격이 훼손되지 않도록 많은 성과를 얻어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당 회의에 윤 대통령과 박진 외교부 장관 등 5명을 을사오적에 빗댄 ‘강제동원 계묘5적’ 피켓을 들고 나왔다. 그는 “일본 앞에서 윤 대통령은 스스로 강조해온 법치주의마저 능멸했다”며 “이는 탄핵 사유”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강제동원 해법 즉각 철회”, “전범기업 배상이행 촉구” 등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김상희 당 대일굴욕외교대책위원장은 “굴욕 외교에 강력히 저항하기 위해 태극기를 들자”며 “역사를 팔아 미래를 살 수 없다”고 말했다.이날 민주당은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철회 결의문도 발표했다. 원전 사고 기억에 민감한 국민 여론을 염두에 둔 행보다.

민주당은 반일 공세를 국회 바깥에서도 이어갈 계획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부터 이틀 동안 윤 대통령 방일 기간에 맞춰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규탄 시위를 벌인다. 윤 대통령 귀국 다음 날인 18일엔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시민단체와 공동으로 규탄대회를 열 예정이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 등으로 인한 당내 분란이 불거진 상황에서 여권을 향한 총공세를 통해 내부 결속을 다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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