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불사는 없다’는 검찰…이재명 사법리스크 운명은?[중립기어 라이브]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21일 19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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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동아일보 유튜브를 통해 방송된 시사 라이브 <중립기어> 2부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구속영장 청구를 둘러싼 검찰 안팎의 분위기 그리고 체포동의안 관련 전망을 살펴봤습니다. 동아일보 정원수 부국장은 “검찰의 입장은 ‘대마불사는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책 한 권 분량의 구속영장, 검찰들의 주임검사격인 이원석 총장의 직접 입장문 등을 볼때 검찰이 치밀하게 준비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수사는 살아움직이는 생물’인 만큼 아무도 섣불리 결과를 예측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동아일보 유튜브(https://www.youtube.com/watch?v=tAJ2hQR4tnY&list=RDCMUCnHyx6H7fhKfUoAAaVGYvxQ&start_radio=1)에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주요 방송 내용입니다.


● 이 대표 영장 청구한 검찰, “대마불사는 없다”


▷장하얀 기자

검찰이 16일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체포동의안 국회 접수가 됐습니다. 다음 주 월요일인 27일, 국회는 가결이냐 부결이냐 표결을 앞두고 있잖아요. 연일 여러 가지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검찰 쪽 분위기 어떤지 간단하게 여쭤볼게요.

▶정원수 부국장

검찰의 입장은 좀 간단합니다. 그러니까 그 제가 이제 검찰 쪽 사람들하고 통화를 해보면 한마디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대마불사는 없다” 그리고 “끝까지 간다.” 그게 검찰의 기본 입장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장하얀 기자

대마불사를 모르시는 구독자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정원수 부국장

IMF때 이런 얘기를 많이 했었는데, 기업이 너무 크면 절대 죽지 않는다, 이런 ‘대마불사의 신화’ 같은 건데. IMF때 대마불사 신화 같은 게 무너졌었죠. 대마불사는 이재명 대표가 노리는 것일 것 같고 검찰은 ‘대마불사는 없다.’ ‘대마불사의 신화를 깨겠다.’ 이게 검찰의 입장이라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구속영장 청구서 속 낯익은 표현?


▷장하얀 기자

구속영장 청구서가 173쪽에 달했어요. 굉장히 방대한 규모인 것 같은데 다 읽어보셨잖아요. 전체적으로 어떤 느낌이었나요.

▶정원수 부국장

173쪽짜리 영장 자체가 사실 흔치는 않습니다. 웬만한 책 한 권 분량이고요. 대장동 사건에서도 정진상 전 실장의 영장이 한 40페이지가 안 됐습니다. 5배 정도 되는 크기고. 쭉 읽다가 보니까 영장이 뭔가 어디서 본 것 같은 표현도 있고, 내용도 어디서 본 것 같은 약간 데자뷔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영장을 청구한 검사가 중앙지검 부부장인데, 이 검사와 성남지청의 차장검사가 있습니다. 두 검사들이 다 국정농단 사건에서 수사를 담당했던 검사들입니다. 그래서 영장 중 표현에 ‘시정 농단’이라는 표현도 나오고요. 국정농단 사건에서 핵심적인 범죄 혐의가 ‘제3자 뇌물’이었습니다.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영장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느낌을 좀 받았어요.

▷장하얀 기자

사실 이번 구속영장에 말씀하신 것처럼 ‘시정 농단’ 이라든가 ‘아시타비,’ ‘내로남불’ 이런 단어들이 많았어요. 제가 보기에도 재판부를 향한 구속영장이라기보다는 다른 이유도 있어서 이런 워딩들을 썼다라고 보이는데요?

▶정원수 부국장

영장은 기본적으로 범죄사실이 앞부분에 있고 뒤에 구속 필요 사유가 있는데 지금 말씀하신 ‘내로남불’ 나 ‘아시타비’ 이게 구속 필요 사유에 있습니다. 아무래도 이 대표 쪽이 뭔가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 이걸 좀 강조하려고 하다 보니까 이런 표현을 썼고. 사실 다른 영장에서는 보기 드문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영장 청구 승률 96%” 검찰총장이 직접 입장 내놓은 이유는?


▷장하얀 기자

영장 청구 20여 분 만에 이원석 검찰총장이 이례적으로 직접 입장을 내놨습니다. 이유가 뭔지 궁금해요.

▶정원수 부국장

예전에 총장하셨던 분들하고 얘기를 해 보면, 총장은 전국의 검사들을 지휘를 합니다. 지휘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데, 특히 이런 아주 정치적인 파장이 큰 주요 사건의 주임 검사는 사실상 총장입니다. 이재명 대표 사건의 주임 검사도 어떻게 보면 총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중요한 결정을 내렸고, 거기에 대해 입장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빗발치니까 총장이 직접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이고요. 총장이 그날 아침에 입장문을 하나 내고 퇴근하면서 기자들을 만나 코멘트를 했습니다. 제일 와닿았던 얘기 중에 하나는 이겁니다. “특정인의, 별도의 기준이 없고 모든 국민에게 일반적이고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영장 기준, 구속영장 기준을 따랐다.” 그러니까 야당 대표에 대한 기준을 따로 설정한 게 아니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런 범죄를 저질렀을 때 영장 청구 기준이 되냐 안 되느냐 그것만 따져서 영장을 청구했다는 의미죠. 여기서 제가 한 말씀 드리면 이원석 총장이 중앙지검 특수1부장을 했습니다. 특수1부장을 보통 한 1년 정도 합니다. 1년 정도 할 때 이원석 총장이 영장을 21명을 청구했다고 합니다. 몇 명이 발부됐을 것 같습니까.

▷장하얀 기자

과반 이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원수 부국장

보통 절반 정도 발급된다고 합니다. 이원석 총장이 특수1부장 할 때 21명 중에 20명의 영장을 발부받았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기각된 한 명은 누구일까요. 정유라입니다. 정유라는 어머니가 구속돼 있었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영장이 기각된 측면이 있습니다.

▷장하얀 기자

승률이 높은 편이네요.

▶정원수 부국장

특수1부장 때 영장 발부 승률이 96%입니다. 그 4%도 엄마가 먼저 구속됐기 때문에. 사정을 감안해 기각됐기 때문에 이 정도 영장이면 이원석 총장이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리뷰를 했을 거라고 봅니다. 이 말 자체가 갖는 무게감은 좀 있다라고 봅니다.
● 이 대표 반박서에 언급된 ‘대법 판결’…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장하얀 기자

그만큼 검찰이 되게 심사숙고해서 영장을 청구한 것 같은데. 이재명 대표가 또 A4 20 페이지 분량의 반박서를 내놨어요. 거기에서 좀 눈에 띄는 점들이 있을까요.



▶정원수 부국장

제일 제 눈에 띄는 부분이 이거였습니다. 다른 어떤 정치적인 용어 말고, “성남시가 5503억 원의 공익을 얻었다는 것은 대법원 판결에서 이미 인정이 됐다.” 예전에 이재명 대표가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재판을 받은 적이 있죠. 1심 2심이 엇갈려서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가 됐습니다.

▷장하얀 기자

그래서 대선에 나올 수 있었던 거죠.

▶정원수 부국장

그렇습니다. 대장동과 관련해서 1800억원 가까운 배당 수익 말고, 판교 제1 터널 공사비하고 공원 조성비. 그것까지 합치면 한 5000억이 넘는데 5500억 정도 됩니다. 이 정도가 “공익을 얻었다”고 대법원이 판결했으니 전체적으로 대장동 사업은 불법이 아니다. 대법원에서 이미 인정했다. 이런 취지. 그러니까 이 대표가 이제 법원을 의식하고 있구나 그렇게 느꼈습니다.
● 한동훈 법무부 장관, ‘부스럭 2탄’ 나올까?


▷장하얀 기자

21대 국회에 들어서는 4건의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이 됐었는데 가결이 3건에 부결이 1건이었어요. 부결은 지난해 12월 28일, 노웅래 체포동의안이었는데. 당시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국회에 나가서 본회의에서 안건 설명을 했죠. “청탁받고 돈 받는 현장에서 녹음된 녹음 파일에서 돈 봉투가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이런 얘기를 해서 굉장히 이슈가 됐었는데 이번에 ‘부스럭 2탄’이 나올 거라고 보시나요.

▶정원수 부국장

저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원래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상정 되면 법무부 장관이 왜 체포를 해야 되는지 국회의원 앞에서 설명을 합니다. 장관의 성향에 따라서 어떤 장관은 짧게 설명하고 내려옵니다. 그런데 어떤 장관 또 길게 범죄 사실을 아주 길게,구속 기소 사유를 아주 길게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한동훈 장관 같은 경우에는 거기에 더해서 국회의원들이 가지고 있는 영장 청구서에 없는 내용을 얘기 했습니다. 사실 ‘부스럭 거리는 소리’는 영장에는 한마디도 등장하지 않는데 한 장관이 즉석에서 얘기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이번 이재명 대표의 영장을 보면 비슷한 내용이 나올 수도 있겠다. 복선 같은 게 있는데.

▷장하얀 기자

정성호 의원 특별 접견 말씀하시는거죠.

▶정원수 부국장

그렇습니다. 영장에는 정성호 의원 실명을 공개하지 않고 모 국회의원이라고 했습니다. 모 국회의원이 정진상 전 실장을 면회했을 때 어떤 어떤 말을 했다고 구체적으로 적어놨고요. 또 중요한 게 지난주에 한동훈 장관이 국회에 출석해서 “특별면회도 녹음됩니다”라는 발언을 했습니다. 기존에 알려져 있기로는 일반 면회는 녹음이 되고 특별면회는 녹음이 안 되니 옆에 교도관이 배석해서 대화록을 받아 적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한 장관이 “녹취가 된다”고 얘기를 했기 때문에, 뭔가 발언의 문답. 정 실장은 무슨 얘기를 했고 정성호 의원은 무슨 얘기를 했는지에 대한 전체 원문을 법무부가 갖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공개를 할 수도 있는데 사실 노웅래 의원 때도 공개를 해서 오히려 야당 표가 더 결집이 됐습니다. 반대가 161표가 나왔지 않습니까. 그래서 공개를 할 가능성은 있는데 그 공개가 과연 검찰에 유리할지 불리할지 여부는 상황을 봐야할 것 같습니다.
● 재판 줄줄이…당 대표로서 정치적 행보는?


▷장하얀 기자

사실 이재명 대표가 당 대표잖아요. 그래서 정치적 행보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도 많은 분들이 계신 궁금해하실 것 같아요. 일단 당장 월수금 오전에는 최고위원회의가 예정돼 있는데, 다음 달 3일부터 격주 금요일 10시에 재판을 받으러 중앙지법에 가야 되잖아요. 정치적 행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정원수 부국장

일단 재판을 받게 되면 상당히 제약이 심할 겁니다. 당장 3월에는 공직선거법 재판이 3번이 예정돼 있고, 말씀하셨지만 금요일 오전. 사실상 최고위원회의를 당겨서 하거나 그렇게 해야 되는데 그것도 한두 번이지 쉽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만약에 4월에 대장동 재판이 본격화되면 일주일의 스케줄이 재판 일정으로 가득 찰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정상적인 활동을 하기가 쉽지가 않을 것 같고. 오전에 재판이 10시에 열린다, 그러면 재판의 특징은 언제 끝날지 모르죠.

▷장하얀 기자

그렇죠.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는, 재판부 재량이잖아요.

▶정원수 부국장

재판부가 끝내야 끝나는 거기 때문에 내가 일이 있어서 중간에 빠지겠다, 하기 어렵습니다. 끝까지 자리를 지켜야 합니다. 밤 12시까지 이어질 수도 있고요. 그리고 재판에서는 공개적으로 다퉈야 됩니다. 침묵할 수는 있으되 본인이 억울한 점이 있으면 공개적으로 자료를 내거나 분명히 밝혀야 됩니다. 그래서 그런 부분이 상당히 좀 부담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법원, 이 대표에 구속영장 발부할까?


▷장하얀 기자

법원의 시간이 온다. 이런 내용 저도 기사를 썼었는데. 우선 법원 측의 입장을 살펴보겠습니다. 영장심사를 한다면 법원은 발부를 할까요.

▶정원수 부국장

상당히 어려운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제가 영장심사를 했던 판사들한테 얘기를 들어보면 보통 표 같은 걸 가지고 있더라고요. ‘범죄 사실’ 해서 표에서 칸을 채웁니다. 몇 점 몇 점 이런 식으로 채워서. 예를 들면 재범인지, 이 정도 영장 사실이면 대충 몇 년 형이 예상이 된다. 집행유예가 가능하다 집행유예가 안 되는 범죄다. 이런 걸 상당히 따집니다. 증거 인멸 카테고리로, 도주 우려. 이런 카테고리를 채워서 몇 점 이상이면 발부하고 이런 식으로 나름대로의 기준은 있습니다. 그런데 반드시 그 기준을 따르지는 않습니다. 또 이게 야당 대표에 대한 명장이기 때문에 제가 판사여도 상당히 고민이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민주당 내에서 권성동 의원 사례를 언급하는 분들은 그런 분인 것 같습니다. 야당 대표를 법원에서 쉽게 구속할 수 있겠느냐. 그러니까 심사에 자진 출석해서 기각이 되면 이걸 좀 끝낼 수 있는 거 아니냐.
● 내년 총선 전에 주요 재판 1심 선고 나올까?


▷장하얀 기자

사법 리스크에서 재판 리스크로 옮겨갔다. 이렇게 보는 시각도 있고. 재판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이재명 당 대표가 본인 스케줄을 관리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 이런 말씀이신 것 같은데.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를 좀 살펴봐야 될 것 같아요. 다음 달 3일부터 시작되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올해 안에 선고 결과가 나올까요.

▶정원수 부국장

허위사실 공표죄로 지금 기소가 된 상황인데요. 대장동 관련도 연관이 되어 있습니다. 고 김문기 전 개발1처장을 모른다고 한 게 있습니다. 대선 기간에 모른다고 한 사실이 허위 사실이다 라고 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대장동 대표 재판하고 동전의 앞뒤면 같은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맞물려 있습니다. 사실은 알았지만 이렇게 말했다라고 하기도 애매하고. 진짜 몰랐다고 하면 대장동 대판도 그 기조로 가야 되는데 그것도 상당히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통상적으로 공직선거법 재판에 6개월 안에 선고를 합니다.



▷장하얀 기자

그런데 이미 6개월이 지났잖아요.

▶정원수 부국장

지났지만, 아마 속도를 낼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3월에 세 번의 재판을 하기 때문에 그 사건 자체가 그렇게 복잡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상반기 중에 뭔가 재판을 끝내고 연말쯤에는 선고를 하지 않을까 이렇게 조심스럽게 예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장하얀 기자

이번에 청구된 영장이 기각되면 기소까지 얼마나 걸릴까요.

▶정원수 부국장

저는 기소까지 그렇게 오래 걸릴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 “수사는 살아움직이는 생물이다”


▷장하얀 기자

앞으로 남은 일정들이 많습니다. 당장 24일에 본회의에 상정하고 27일에 부결 가결 여부가 판단이 되고. 앞으로 어떤 부분 중점을 두고 이렇게 살펴보면 좋을지,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 부탁드립니다.

▶정원수 부국장

법조 출입을 하면 맨 처음에 듣는 얘기가, 검사들한테 듣는 딱 한마디가 있습니다. ‘수사는 뭐다’라는 게 있습니다. “수사는 살아 움직이는 생물이다”라는 얘기를 많이 듣습니다. 대장동 수사, 지금 쌍방울 수사도 그렇고. 또 뭐 다른 변수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이 아이템 말고 다른 아이템. 항상 반전이 있고 그 반전이 언제 어떤 형태로 발생할지 모른다라는 걸 염두에 두시면 이 사건을 이해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수사는 생물도 아니고. 살아 움직이는 생물이다.

▷장하얀 기자

살아 움직이는 게 중요한거죠.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정원수 부국장

아무도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장하얀 기자 jwhit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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