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완승…‘이준석 가처분’ 1차와 판결 달라진 이유는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6일 17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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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직무집행 효력 인정 결정에 대한 입장을 말하는 도중 미소를 짓고 있다. ⓒ News1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직무집행 효력 인정 결정에 대한 입장을 말하는 도중 미소를 짓고 있다. ⓒ News1
“솔직히 승소 가능성을 51% 대 49%로 봤다. 정말 큰 고비를 넘겼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6일 법원이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낸 추가 가처분 신청을 모두 기각하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당초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국민의힘은 이 전 대표의 법적 공방 2라운드를 앞두고 초긴장 상태였다. 8월 1라운드에서 이 전 대표가 완승을 거두면서 ‘주호영 비대위’가 좌초한 것처럼 ‘정진석 비대위’도 무산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그러나 법원은 이날 “정당의 정치적 행위를 존중해야 한다”는 취지로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고, 국민의힘은 새 당 대표를 뽑기 위한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 윤석열 대통령 집권 5개월여 만이다.

● 당헌 개정이 결정적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황정수)는 이날 이 전 대표 낸 정 위원장에 대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며 “정당이 민주적 내부질서 유지를 위해 당헌으로 조직 및 권한을 어떻게 정할 지는 정당 자유”라며 “(당헌) 내용 자체가 헌법, 법률에 명백히 위반되거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당의 의사를 존중해 효력을 인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이 ‘주호영 비대위’를 출범시킨 건 당헌을 위반한 행위라 무효지만, 8월 법원 결정 이후 국민의힘이 당헌을 고쳐 ‘정진석 비대위’를 내세운 건 문제가 없다는 뜻이다. 국민의힘은 ‘주호영 비대위’가 좌초한 뒤 지난달 전국위원회를 열어 당의 비상상황을 명확히 규정하는 내용을 담아 당헌을 개정했다.

당헌 개정에 대해 이 전 대표 측은 “법원 결정 이후 국민의힘이 당헌을 고친 건 헌법상 소급 입법을 금지한 행위를 어긴 행위”라고 주장해왔다. 앞서 재판부가 1차 가처분 인용 결정 당시 “정당 활동이 민주적이어야 한다고 규정한 헌법에 위반돼 무효”라고 밝혔던 점을 파고든 것이다. 하지만 이날 재판부는 “소급입법 금지가 정당의 당헌에도 직접 적용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개정 당헌 내용 자체가 헌법이나 법률에 명백히 위반된다거나 사회질서에 반한다고 보기 어려워 실체적 하자고 있다고 할 수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여기에 재판부는 국민의힘이 지난달 8일 전국위원회에서 정 위원장과 비대위원 6명 임명을 의결한 것도 문제가 없다고 보고 이 전 대표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이와 같은 비대위 임명 의결을 가능케 한 지난달 5일 당헌 개정 의결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에 대해선 “당헌 개정만으로 이 전 대표에게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없다”며 각하했다.

● 집권 여당 당권 레이스 본격화
이날 법원의 결정으로 지도체제를 둘러싼 극심한 혼란을 마무리 지은 여권은 본격적으로 수습 국면에 접어드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정 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체제로 정기국회를 마무리하고 내년 2월 전후 새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열 것으로 보인다. 전당대회 개최시기에 대해 정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기국회 내에, 올해 안에 치른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힘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집권 여당의 차기 당 대표를 둘러싼 경쟁도 본격적으로 펼쳐지게 됐다.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지낸 안철수 의원은 기존 보수 지지층뿐만 아니라 중도층 민심까지 흡수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원내대표를 맡아 3·9대선을 승리로 이끌었던 김기현 의원은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해본 경험과 연륜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유승민 나경원 전 의원도 출마 여부를 저울질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임기 2년의 새 당 대표는 2024년 22대 총선의 공천권을 갖게 되는 만큼 경쟁이 치열할 수 밖에 없다”며 “다음 총선을 승리로 이끌어 윤석열 정부 집권 후반기에 안정적인 환경을 구축할 수 있는 적임자가 누구인지가 이번 당권 경쟁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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