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이 27일 국민의힘 측에 원구성 협상과 관련한 최후통첩을 날렸다. 국민의힘 측이 민주당이 내건 조건을 거절하자 다수당의 책무를 다하겠다며 경고했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민주당 요구안을 거절한 것에 대해 “(민주당의) 제안을 신중히 검토도 해보지 않고 거절하는 모습에서 여당 원내대표가 과연 원구성, 국회 정상화를 고민하고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앞서 민주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여야 합의대로 국민의힘에 넘기는 대신 검찰개혁 법안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정상화와 검수완박 법안의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 청구 취하, 법사위 체계·자구심사권 축소를 조건으로 걸고, 국민의힘 측에 이날 오전까지 답을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권성동 원내대표는 민주당 측 요구를 거절하며 국회의장단 및 법사위원장 선출을 먼저 할 것을 역제안 했다.
이에 대해 우 위원장은 “야당인 민주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양보를 그렇게 쉽게 거론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지금 권 원내대표는 너무 고압적이고 일방적이라고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심지어 (권 원내대표가) 필리핀 특사로 출국한다는 보도를 보고 깜짝 놀랐다”며 “지금 국회를 정상화하면서 모든 민생 문제를 다루는 데 전력을 다해야 할 집권당 원내대표가 원내대변인까지 대동하고 특사로 간다는 것은 애초부터 국회 정상화에 의지가 없던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우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서도 “국회가 정상화하고 있지 않은데 집권당 원내대표를 특사로 임명하는 대통령은 또 뭐냐”며 “대통령도 국회 정상화에 관심이 없는 것 아니냐”고 직격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까지 국민의힘 측이 민주당 제안에 전향적인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을 경우 국회 정상화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이 몽니와 억지로 끝내 국회 정상화를 거부한다면 우리로서는 민생과 경제를 더이상 방치하지 말라는 국민의 명령을 무겁게 새기며 다수당의 책무를 다하는 길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우리의 결단과 요청을 거들떠 보지도 않고 바로 뿌리친 것도 모자라 ‘어음 부도’, ‘말장난’ 운운하더니 이제는 백지수표까지 내놓으라면 막무가내로 억지를 부리는 상황”이라며 “책임있는 여당이라면 국회 공전이 국정 공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야당에 먼저 양보안을 제시하고 설득에 나서도 부족할 판인데 오히려 통 크게 양보한 야당에게 일방적 굴종만 강요하는 건 협치를 무너뜨리겠다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제안을 거절한 것에 대해 “민생 경제를 방치하고 책임 여당을 포기하겠다는 선언”이라며 “저희는 공표한대로 오늘 오전까지 인내심을 갖고 국민의힘의 답변을 기다리겠다. 책임있는 여당의 전향적 태도 변화를 거듭 촉구한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측 제안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비대위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 측 제안을 수용할 거냐’는 질문에 “그게 받을 거냐”며 “벽이랑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박재호 민주당 비대위원은 “야당 원내대표가 타협안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여당은 무책임하게 단칼에 거절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필리핀 신임 대통령 취임식 경축 특사 단장을 맡아 출국한다고 한다. 여당 원내대표의 한가함에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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