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과 친서 교환 나흘뒤…김정은 “핵무력 언제든 사용하게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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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4월 26일 11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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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을 맞아 전략무기들을 총동원한 ‘심야 열병식’에서 “공화국의 핵무력은 언제든지 자기의 책임적인 사명과 특유의 억제력을 가동할 수 있게 철저히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친서를 교환한 지 나흘 만에 나온 발언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5일 열린 열병식에 김 위원장이 참석해 “우리 국가가 보유한 핵무력을 최대의 급속한 속도로 더욱 강화 발전시키기 위한 조치들을 계속 취해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연설했다고 26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육성으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내달 새로 취임하는 윤석열 정부와 같은 달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우리 핵무력의 기본 사명은 전쟁을 억제함에 있지만 이 땅에서 우리가 결코 바라지 않는 상황이 조성되는 경우에까지 우리의 핵이 전쟁 방지라는 하나의 사명에만 속박돼 있을 수는 없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지금 우리 무력은 그 어떤 싸움에도 자신있게 준비돼 있다”며 “어떤 세력이든 우리 국가의 근본 이익을 침탈하려 든다면 우리 핵무력은 의외의 자기의 둘째가는 사명을 결단코 결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작년 1월14일 북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제8차 조선노동당 대회 기념 열병식. 평양 노동신문=뉴스1
작년 1월14일 북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제8차 조선노동당 대회 기념 열병식. 평양 노동신문=뉴스1


앞서 김 위원장은 퇴임을 앞둔 문 대통령과 친서를 교환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 20일 김 위원장에 먼저 친서를 보냈고, 이튿날 김 위원장의 답장이 온 것. 김 위원장은 ‘남북 협력에 임해달라’는 문 대통령의 당부에 “남과 북이 계속해 정성을 쏟아 나간다면 얼마든지 개선되고 발전될 수 있다는 것이 변함없는 생각”이라고 회신했다.

문 대통령이 북한을 향해 대화를 강조하며 도발 중단을 우회적으로 요청했지만, 북한은 전날 오후 10시를 넘겨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해 핵무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공고히 드러냈다. 특히 이번 열병식에는 2만 명 이상의 병력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전략무기도 총동원된 것으로 전해졌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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