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 구타에 성추행-취식 강요까지…해병대 또 가혹행위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25일 17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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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25일 오전 서울 마포구 신촌로 군인권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해병대 연평부대 내 인권침해 및 구타, 가혹행위 관련 사건 내용을 밝히고 있다. 2022.4.25/뉴스1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25일 오전 서울 마포구 신촌로 군인권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해병대 연평부대 내 인권침해 및 구타, 가혹행위 관련 사건 내용을 밝히고 있다. 2022.4.25/뉴스1
후임병을 상습 구타하고 성추행 등 가혹행위를 한 해병대 병사들이 불구속 수사 후 군 검찰에 송치됐다. 25일 해병대와 군 인권센터에 따르면 해병대 연평부대 소속 A병장 등 3명은 지난달 중순부터 같은 생활관의 B일병을 상대로 “심심하다”, “슬리퍼 소리가 난다”면서 수시로 뒤통수와 뺨을 때렸다.

가해자들은 또 격투기를 가르쳐주겠다면서 B일병의 상의를 벗겨 특정 부분에 빨래집게를 집는 한편 하의까지 벗긴 뒤 전기이발기(속칭 바리캉)로 은밀한 부위의 털을 깎는 등 성추행을 저지르고 이를 다른 병사들에게 전하는 등 모욕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B일병은 지난해 12월 입대해 생활관에서 가장 기수가 낮은 ‘막내 병사’로 알려졌다.

해병대의 오랜 악습인 ‘취식 강요’도 벌어졌다. 가해자 중 2명은 스파게티면과 소스를 맨 손으로 비빈 뒤 “선임이 해준 정성스러운 요리다. 맛있지?“라며 피해자에게 강제로 먹였다는 것이다. 이같은 가혹행위는 B일병이 지난달 30일 상부에 신고할때까지 지속적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인권센터 측은 “반복적, 집단적 범죄인 점을 고려해 증거인멸을 막기 위해서라도 즉각 구속수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인권 운운하며 가해자들을 풀어놓은 것은 인권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아전인수식 행태“라고 비판하면서 부대 해체와 책임자 문책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해병대 사령부는 “해당 부대는 3월 말 피해자 면담을 통해 관련내용을 인지하고 즉시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 조치했다”며 “군사경찰 조사에서 가해자가 혐의를 대부분 인정했으며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없어 불구속 수사 후 기소의견으로 송치한 상태”라고 전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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