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尹 대북정책 환영할 것… 中경제보복-반일감정 극복이 과제”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10일 15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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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20대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제공
윤석열 20대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제공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취임 후 한국과 미국의 대북 정책 조율이 더욱 원활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인도태평양전략에서 한미일 3각 협력 강화를 핵심과제로 두고 있는 조 바이든 행정부와 미국이 이끄는 지역 안보협의체인 ‘쿼드(QUAD)’ 가입을 공약한 윤 당선인의 공약에 공통분모가 많은 만큼 한국의 역내 안보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한미동맹 강화에 따른 중국의 보복 가능성과 반일감정 극복 등은 과제로 꼽혔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는 9일(현지 시간) 동아일보와의 서면인터뷰에서 “북한 관리가 최우선 외교 과제”라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응징하기 위한 국제적 노력에 동참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에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윤 당선인의 외교안보 공약은 미국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공약 재검토 외에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나 의회 및 영향력 있는 전문가들과 지속적인 전략대화체를 가동해 외교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지렛대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브루스 클링너 해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이메일을 통해 “윤 당선인은 한국의 외교안보 정책을 미국과 더욱 일치시킬 것으로 보이며 이를 통해 한미동맹과 대북정책에 대한 조율문제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특히 그는 “그동안 한국은 경제적 충격에 대한 우려와 남북 협력 촉진을 위해 중국과 러시아의 반감을 사는 것을 주저해왔다”며 “윤 당선인은 한국이 더 큰 지역 안보 역할을 맡도록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북한은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감행했을 도발 행위를 윤 당선인의 책임으로 돌릴 가능성이 있다”며 “윤 당선인은 북한의 도발에 대해 미국, 일본과 협력해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미테리 우드로윌슨센터 한국담당 국장은 “바이든 행정부는 윤 당선인의 공약을 환영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윤 당선인은 대외정책에서 북한에 대해 강경노선을 채택하는 한편 미국, 일본과 더 밀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 당선인은 공약 이행 과정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에 대한 중국의 경제보복 가능성과 한국의 반일 감정 등 난제에 부딪힐 수 있다”며 “집값과 가계부채 그리고 최근 한국에서 불거진 젠더 전쟁 등에도 맞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소프트파워를 지렛대로 더 큰 국제적 영향력을 발휘함으로써 국제 문제에서 더 강력한 국가가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스캇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CFR) 한미정책국장도 “윤 당선인은 외교정책과 관련해 합리적인 의제와 우선순위를 제시했다”며 “미국은 더욱 긴밀한 한미동맹과 한일관계 개선을 환영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스나이더 국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의 부상 등 핵심 현안에서 한국이 국제사회에 주도적인 국가로 우뚝 서기 위해 미국 및 국제사회와 조율하는 것이 초기 최대 과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미국은 강력하고 역량 있는 한국이 국제 리더십에 더욱 활동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바라고 있다”며 “윤 당선인의 정책에 대한 국내적 합의와 지원이 있다면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더 강력한 기여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선 대선 과정에서 나타난 정치적 양극화를 극복하고 효과적인 국내 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이날 보고서를 내고 “윤 당선인은 전임 문재인 대통령보다 북한에 대한 강경(hawkish) 입장을 취하겠지만 대화 기조를 이어가며 인도적 지원은 계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중국 견제를 위한 쿼드 참여에 대해선 “워킹그룹에서 시작해 점진적 가입을 시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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