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기표소 대신 ‘시간 분리’…본투표땐 확진자도 투표함에 직접 투표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7일 19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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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0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 이틀째인 5일 오후 서울역에 설치된 남영동 사전투표소에서 코로나19 확진자 및 자가격리자들이 투표용지를 투명한 비닐봉투에 담아 제출하고 있다. 뉴스1
제 20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 이틀째인 5일 오후 서울역에 설치된 남영동 사전투표소에서 코로나19 확진자 및 자가격리자들이 투표용지를 투명한 비닐봉투에 담아 제출하고 있다. 뉴스1
3·9대선 본투표 당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격리자는 일반 유권자가 투표를 마친 오후 6시 이후 동일한 기표소에서, 일반 유권자와 동일한 방식으로 투표를 하게 됐다. 이에 따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일반 유권자와 동선·시간대를 완전히 분리하고 신속하게 투표 절차를 마무리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 선관위 “일반 유권자 퇴장 뒤 확진자 입장”
선관위가 이날 확정한 확진·격리자 투표 진행 방식에 따르면 본투표 당일인 9일 확진·격리자는 일반 유권자가 이용한 동일한 기표소에서 투표한 뒤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직접 넣는다. 앞서 5일 사전투표에서 확진·격리자는 별도로 마련된 임시기표소에서 기표를 한 뒤 선거사무원이 이 투표용지를 건네받아 투표함에 넣었다. 이 과정에서 정식 투표함 대신 쓰레기종량제 봉투, 택배 상자, 바구니, 가방 등이 쓰여 ‘부실 관리’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선관위가 본투표에서는 확진·격리자도 일반 유권자와 동일한 방식으로 투표하도록 한 것.

확진·격리자는 일반 유권자들이 모두 투표를 마치고 퇴장한 오후 6시 이후 투표소에 들어갈 수 있다. 선거법상 ‘1투표소 1투표함’ 규정에 따라 확진·격리자도 일반 유권자와 투표함을 공유해야 하기 투표 시간대를 분리한 것이다. 5일 사전투표 당시엔 일반 유권자가 투표 중이던 오후 5~6시 확진·격리자도 임시기표소에서 동시에 투표를 했다.

김재원 선관위 선거국장은 “확진·격리자가 투표소에서 오래 머물지 않도록 9일 투표 시작 10분 전인 오후 5시 50분부터 외출할 수 있다”면서 “대기 공간을 분리해 일반 유권자와의 접촉을 차단하겠다”라고 설명했다.

본투표 당일 확진·격리자의 투표 시간은 오후 6시부터 7시 반까지다. 선관위는 확진자 폭증세 속에 제한된 시간 내 투표 절차를 마칠 수 있도록 투표 관리 인력과 기표소를 추가 배치하기로 했다. 확진·격리자의 투표 시간도 충분히 보장하기로 했다. 김 국장은 “오후 7시 반까지 투표소에 도착한 분들에게는 대기표를 부여하고, 대기표를 받은 분들이 모두 투표를 마칠 때까지 투표소 문을 닫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여야, ‘사전투표 부실관리’ 선관위 맹폭
노정희 중앙선관위원회 위원장이 7일 오전 경기 과천에 있는 청사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com
노정희 중앙선관위원회 위원장이 7일 오전 경기 과천에 있는 청사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com
선관위는 이날 사전투표 부실관리와 관련해 “확진자 등 선거인의 사전투표 관리와 관련해 규모를 예측하고 대비하지 못했다”면서 3차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여야는 일제히 맹공을 이어갔다. 다만 국민의힘이 보수 지지층을 결집해 본투표에서 투표 참여를 최대한 끌어내려는 것이라면 더불어민주당은 책임론 확산을 막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가 흔들렸다”라며 성토했다.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확대선대본 회의에서 “단순한 행정부실을 넘어 이 정권이 자유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을 얼마나 가볍게 보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증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희룡 선대본 정책본부장은 라디오에서 “도둑이나 불청객이 들어와서 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놔도 아무런 손을 쓸 수 없는 상태로 방치했다”라며 노정희 중앙선관위원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민주당도 선관위를 강하게 질타하고 나섰다. 이번 논란이 정부·여당 책임론으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낙연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선관위의 사후 해명도 불성실했다”라며 “확실한 개선책을 내놓고 국민의 이해와 용서를 얻기 바란다”라고 촉구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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