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전 성범죄 혐의로 재판받던 부사관, 軍 구치소서 극단 선택… 관리 부실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공군 여중사 성추행’ 부사관 이어… 軍시설서 5개월만에 또 사망사건
군 “수용실 관리 등 사고 경위 조사”

성범죄 혐의로 재판을 받던 부사관이 육군 구치소에서 극단적 선택으로 숨을 거뒀다. 앞서 이예람 공군 중사 성추행 사망사건의 2차 가해 혐의로 구속 기소됐던 부사관에 이어 또다시 군 수감시설 내 사망 사건이 발생하면서 피고인에 대한 부실한 관리감독이 논란이 되고 있다.

20일 군에 따르면 대구의 한 육군 부대 미결수용실에 수감 중이던 A 상사는 전날(19일) 오후 5시 40분경 수용실 내 샤워실에서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됐다. 민간병원으로 응급 이송된 그는 이날 오전 9시경 숨졌다.

4월 한 여군 중위의 숙소에 침입한 혐의로 불구속 수사를 받던 A 상사는 군사경찰 조사 과정에서 2009년 미제로 남아있던 군내 성폭행 미수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돼 6월 구속된 뒤 재판을 받아왔다. 군사경찰은 당시 범행 현장에서 수집된 유전자(DNA) 정보를 토대로 A 상사를 범인으로 지목했지만 그는 혐의를 전면 부인해왔다.

A 상사는 방어권 행사가 원천 차단당하고 있다며 재판부를 변경해 달라는 기피신청서도 제출했지만 기각됐다. A 상사의 변호인은 “20일 오후에 재판이 예정돼 있었다”며 “재판부의 불공정으로 계속적인 항의와 이의신청을 했지만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자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군 수용시설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한 건 7월 공군 B 상사가 서울 용산구 국방부 옆 건물 미결수용실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지 5개월 만이다. 군의 허술한 피고인 관리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육군 관계자는 “부대 내 미결수용실에는 24시간 관리감독이 이뤄지고 있으나 샤워실은 인권보장 차원에서 실시간 관리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 “수용실 인원 관리를 포함해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성범죄 혐의#부사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