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상식과 비상식, 합리주의자와 포퓰리스트의 싸움”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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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후보 윤석열]尹, 국민의힘 대선후보 수락 연설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된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5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전당대회 대선 경선 결과가 발표된 뒤 다른 주자들과 손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준표 의원, 윤 
후보,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된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5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전당대회 대선 경선 결과가 발표된 뒤 다른 주자들과 손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준표 의원, 윤 후보,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사진공동취재단
“내년 대선은 ‘상식의 윤석열’과 ‘비상식의 이재명’의 싸움이다. 반드시 정권 교체를 이뤄내겠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5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후보로 확정되자 “정권 교체의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 정권은 저의 경선 승리를 매우 두려워하고, 뼈아파할 것”이라며 “(내가) 조국의 위선, 추미애의 오만을 무너뜨린 공정의 상징이고 문재인 정권의 정당성을 무너뜨리는 치명적인 아픔이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후보는 6일 첫 일정으로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과 청년의날 행사에 참석해 ‘경제’와 ‘청년’ 행보를 본격화한다. 이어 광주와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연달아 찾는 광폭 행보로 외연 확장에 나선다.

○ 尹 “새로운 적폐와 부패 카르텔 혁파”

윤 후보는 ‘정권 교체, 국민 승리의 시대를 열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수락 연설문의 상당 부분을 문재인 정부 비판에 할애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겨냥해서는 “이번 대선은 합리주의자와 포퓰리스트의 싸움”이라며 “또다시 ‘편 가르기’와 포퓰리즘으로 대표되는 사람을 후보로 내세워 원칙 없는 승리를 추구하고자 하는 이 무도함을 심판해 달라”고 호소했다. ‘반문(반문재인)·반이재명’ 이미지를 극대화해 정권 교체를 바라는 야권 연대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것.

이를 위해 윤 후보는 6월 대선 출마 선언 당시 사용한 ‘약탈’이라는 표현을 다시 꺼내들었다. 그는 “소득주도성장과 부동산 폭등은 ‘재산 약탈’이며, 악성 포퓰리즘은 ‘세금 약탈’, 1000조 원이 넘는 국가 채무는 ‘미래 약탈’”이라며 “정권 교체가 없다면 국민 약탈은 노골화되고, 상시화되고, 구조화될 것”이라고 했다.

특히 그는 “반칙으로 결과가 왜곡되는 사회는 도전과 노력을 죽게 만든다”며 “곳곳에 둥지를 튼 권력의 새로운 적폐, 부패의 카르텔을 혁파하겠다”고 했다. “문재인 정권은 이 나라를 이념과 국민 편 가르기로 분열시켰다”고도 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보수 진영을 겨냥한 적폐 수사를 이끈 윤 후보가 ‘새로운 적폐’를 언급했다는 점에서 집권 이후 문 정부를 겨냥한 ‘신(新)적폐 청산’을 예고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어 “내년 3월 9일을 우리가 알고 있던 법치, 공정, 상식이 돌아오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 돌아오는 날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석열의 사전에는 ‘내로남불’은 없을 것”이라며 “진영과 정파를 가리지 않고 실력 있는 전문가를 발탁해 권한을 과감하게 위임하되, 그 결과에 대해서는 분명히 책임지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을 정치로 부른 국민의 뜻을 “내 편 네 편 가르지 않고 국민을 통합하라는 것”이라며 “이것이 저 윤석열의 존재 가치이고 제가 나아갈 길”이라고도 했다.

○ “광주시민 마음 풀 수 있다면 사과 몇 번이라도”

윤 후보는 6일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을 방문한 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서울 마포구에서 오찬을 한다. 오찬 이후엔 두 사람이 송파구 올림픽공원으로 함께 자리를 옮겨 ‘대한민국 청년의날 행사’에 참석한다. 이 대표와의 만남에선 당 선대위 구성과 향후 선거 전략을 둘러싼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윤 후보는 10일 광주를 방문한 뒤 11일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는 등 제1야당 후보로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다. 앞서 ‘전두환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윤 후보는 “어려운 상황에 놓여 계신 분들을 찾아뵙는 것이 도리”라며 “1박 2일 정도로 광주에 갈 계획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날 수락 연설에서도 “진보의 대한민국, 보수의 대한민국이 따로 있을 수 없다. 낡은 이념의 옷을 벗어던지고, 자유민주주의에 동의하는 모든 국민과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들과 만나서도 ‘전두환 전 대통령 발언’ 등에 대해 “제가 국민 입장에서 볼 때 납득하기 어려운 이야기도 했기 때문에 후회되는 게 어디 뭐 한두 개겠나”라며 “다만 후회하기보다는 국민에게 사과를 드리고 질책받을 것은 질책받으며 책임을 져 나가는 게 후회보다 더 필요한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방송 인터뷰에서는 “광주 시민들의 마음을 풀 수 있다면 사과를 몇 번이라도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공개 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부인 김건희 씨에 대해서는 “본선에 들어가면 아내도 일정 부분 대선 후보 아내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윤 후보는 홍준표 의원 등 대선 경선 후보들에 대해 “이제 우리는 원팀”이라면서 “우리는 정권 교체의 대의 앞에 분열할 자유도 없다”며 “국민의 뜨거운 열망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우리 모두는 국민과 역사 앞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것”이라고 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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