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장 野추천위원 임정혁 사퇴…與 “의결 문제 없어”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17일 19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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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의 국민의힘 추천위원인 임정혁 변호사가 17일 사퇴했다. 야당은 추천위원을 새로 위촉해서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여당은 “의결에 문제가 없다”며 18일 열릴 5차 회의에서 최종 후보 선정을 강행할 태세다.

임 변호사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비토권까지 포기하고 능력 있고 중립적인 후보 추천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으나 이제 그 역할의 한계를 느껴 추천위원직을 사퇴한다”며 “새로운 추천위원이 위촉돼 충실히 그 역할을 다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야당 추천위원인 이헌 변호사는 18일 회의에 참석한다. 이 변호사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규정에 따라 국회의장이 야당에 10일 내에 추천위원을 추천해달라고 해야 한다”며 “18일 회의는 공전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야당이 추천위원을 새로 추천할 때까지 회의를 진행하면 안 된다는 얘기다. 다만 이 변호사는 “일단 법원행정처장과 대한변호사협회장이 추천한 2명이 적임자라는 입장은 유지할 생각”이라고 했다. 기존에 야당 추천위원들이 찬성했던 최운식 한명관 변호사가 공수처장 후보로 추천될 경우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수처의 ‘새해 벽두’ 출범을 위해 속전속결로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야당의 비토권을 없앤 공수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새해 벽두에 공수처가 정식 출범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여당 측 추천위원인 박경준 변호사는 이날 통화에서 “5차 회의에서 최종 후보 추천을 위한 의결이 이뤄질 것”이라며 “추천위원 궐위 관련 규정이 없기 때문에 야당 측 위원이 참석하지 않더라도 회의 진행과 안건 의결이 가능하다”고 했다. 민주당 허영 대변인도 기자들과 만나 “(임 변호사의 사퇴는) 무책임한 공수처 출범 방해 행위”라며 “(18일 의결은) 국민적인 기대이고 법 절차를 지키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는 기존 회의에서 각각 5표로 가장 많은 표를 얻었던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변협회장 추천)과 전현정 변호사(추미애 법무부 장관 추천)를 18일 선정할 가능성이 높다. 문 대통령은 당일 또는 21일 최종 후보 1명을 지명하고, 국회에 후보자 청문요청서를 송부할 예정이다. 청문요청서가 21일 국회에 접수되면 국회는 20일 안에 인사청문회를 마쳐야 한다.

그러나 야당이 공수처장 후보자의 청문보고서 채택에 동의할 가능성이 없는 거의 상황이라 문 대통령이 공수처장 임명을 강행할 가능성이 높다. 공수처장은 다른 장관들처럼 국회가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않더라도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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