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의원 110명, 국조요구서 제출…이낙연 ‘先 수사 後 국조’ 선회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27일 17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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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국민의당 소속 의원 110명이 27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직무정지 조치 등 이른바 ‘추-윤 갈등’과 관련한 사건 전반에 대한 국정조사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국정조사 카드를 먼저 꺼낸 더물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이날 ‘선(先) 수사 후(後) 국정조사’로 선회한 가운데, 다음주 2일이 법정처리 기일인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여야 협상과 맞물려 국정조사 시기와 방법에 대한 협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김성원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 전주혜 원내부대표, 배현진 원내대변인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정지 명령 등으로 인한 법치 문란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의안과에 제출하고 있다. 2020.11.27/뉴스1 (서울=뉴스1)
김성원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 전주혜 원내부대표, 배현진 원내대변인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정지 명령 등으로 인한 법치 문란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의안과에 제출하고 있다. 2020.11.27/뉴스1 (서울=뉴스1)


김성원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27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정지 명령 등으로 인한 법치문란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가 대표발의한 국조 요구서엔 양당 의원 전원과 홍준표·김태호·윤상현 등 무소속 의원 등 보수야권 의원 110명이 서명했다.

야당이 국조 요구서에 기재한 조사 대상 11개 항목엔 ‘판사 사찰 의혹’ 등 윤 총장 관련 징계위원회 회부 사건들에부터 야권이 주장해 온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남용 의혹 및 아들 휴가 관련 의혹까지 추 장관이 윤 총장 및 야권과 충돌한 대부분의 사건이 망라됐다.

특히 야당은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사건을 1번 조사대상으로 내세우는 등 추 장관과 민주당이 윤 총장을 압박하며 제기한 의혹들을 4개 항목으로 적시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 라임·옵티머스 사건 등과 관련한 윤 총장의 감찰 방해 및 측근 비호 의혹, 라임 수사 관련 검사의 술 접대 의혹 및 정치인 수사 은폐 의혹, 윤 총장의 특수활동비 임의 사용 의혹 등이 그것이다.

야당은 또 추 장관 관련 의혹으로는 검찰 인사에서 윤 총장의 의견 제시권 박탈 의혹,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과 조국 전 장관 일가 사건 등 현 정권 연루 사건 수사검사들에 대한 인사권 남용 의혹, 추 장관 아들 휴가 미복귀 사건 관련 국회 허위답변 및 검찰 ‘무혐의’ 수사 발표 과정 의혹, 한동훈 검사장과 정진웅 부장검사의 폭행사건 관련 부당한 수사지휘 의혹 등을 적시했다.

국민의힘은 국정조사를 열어 추 장관과 윤 총장 본인과 관련 인사들을 국회에 불러 질의응답을 하는 것만으로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주장한 국정조사라는 점을 강조하며 국정조사를 관철시킨다는 전략이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당 회의 등에서 “추 장관이 광인전략을 구사한다고 봤는데, 광인전략인지 (실제) 광인인지 헷갈릴 지경”이라며 “이 대표가 먼저 요구했는데 (민주당이) 받아들이기 어렵다면, 레임덕이 온 것인가, 말씀 무게가 그 정도 밖에 안 되는 것인가”라고 했다.

국정조사 카드를 먼저 꺼낸 민주당은 일단 법무부 감찰 결과와 수사 진행상황을 지켜보자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자가격리 중인 이낙연 대표는 27일 최고위원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법무부 감찰과 검찰 수사를 지켜보고 그 결과를 토대로 국회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25일 이 대표가 윤 총장에 대한 법무부 감찰 결과를 언급하며 “충격적이다. 법무부 규명과 병행해 국회에서도 국정조사를 추진하는 방향을 검토해달라”고 밝힌 것과 비교할 때 수위가 다소 낮아진 것이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11.27/뉴스1 (서울=뉴스1)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11.27/뉴스1 (서울=뉴스1)


여당 내부에선 국정조사 신중론이 확산되고 있다. 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시급한 것은 법무부의 징계절차를 신속하게 해 나가는 것”이라며 “(법무부가) 수사의뢰를 했고 수사나 재판 중인 사건에 대해서는 국정조사를 못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국정조사 요구서는 제출되면 지체없이 본회의에 보고하고 국회 재적의원 4분의 1 이상이 동의하면 가능하다. 110명은 전체 300명의 3분의 1이 넘는다. 지만 국정조사가 이뤄지기 위해선 여야가 특위를 구성해 조사 대상 등을 정하고 본회의에서 기명 투표를 통해 과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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