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로착오’ 우리 어선 NLL 월선, 해경은 몰랐고 軍 늑장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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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0월 19일 12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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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별다른 조치와 반응 안 보여

해당 사진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뉴시스
해당 사진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뉴시스
우리 소형 어선 1척이 지난 17일 서해상에서 북방한계선(NLL)을 넘었다가 복귀한 사건과 관련해, 군 당국이 어선을 최초 포착하고서 9분 뒤에야 초동 대응에 나섰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양경찰 역시 해당 선박이 조업한계선을 넘었을 때 이를 알아차리지 못했고, 군에 공조 요청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19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 군은 지난 17일 낮 12시 45분경 인천 옹진군 연평부대 우도에 있는 레이더로 북상하는 선박을 최초 포착했다”며 “낮 12시 54분경 연평도에 있는 레이더와 감시장비로 동일 선박을 같이 포착했다. 어선 위치 발신 장치인 브이패스(V-PASS)를 통해 우리 국적의 어선 ‘광성 3호’인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당시 ‘광성 3호’는 연평도 조업한계선과 NLL 사이 해역에서 북쪽을 향해 약 20노트(37.04km/h) 속도로 북상 중이었다.

군은 통신으로 50여 차례 이상 호출해 남하하라고 지시했지만, 광성 3호는 아무 응답 없이 계속 북상해 NLL을 넘었다가 10여 분 뒤 다시 이남으로 돌아왔다.

광성 3호엔 베트남 국적 2명과 중국 국적 선원 1명 등 모두 3명이 타고 있었다. 이들은 외국인이라 GPS를 잘 보지 못했고 항로를 착각해 NLL을 월선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해경은 광성 3호가 NLL을 통과할 때까지 그 사실 자체를 몰랐다. 해경은 군에 월북 어선과 관련한 ‘정보사항이 없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이후 오후 1시 28분경에야 NLL 남측으로 돌아온 광성 3호를 해상에서 검거했다.

합참 관계자는 최초 포착 시점부터 해군 함정 출동까지 9분이 걸릴 이유에 대해 “표적을 확인한 뒤 다른 감시장비를 투입해 확인하는 과정이 있었다”며 “선박을 확인한 뒤 바로 호출했고, 해군 함정이 차단하기 위해 기동했다”고 설명했다.

우리 어선이 월북했다 되돌아오는 과정에서 북한 측은 별다른 조치와 반응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사건이 종료된 뒤 국제상선공통망을 통해 북한에 사후 통보했다.

합참 관계자는 “정확한 사건 경위는 해경에서 파악하고 있다”며 “군에서는 해군작전사령부에서 전비검열을 나가 대응 과정에서 미흡한 점이 있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고 알렸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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