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국토위 감사서 ‘박덕흠’ vs ‘부동산 통계 부실’ 집중

  • 뉴시스
  • 입력 2020년 10월 16일 1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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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박덕흠 같은 '바지사장' 입찰 실태 전수 조사해야"
野 "감정원-국민은행 부동산 통계 격차 MB 때 38배"
'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전세난민' 홍남기도 도마

16일 세종정부청사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토부 감사에서는 박덕흠 의원의 건설사 입찰 담합 의혹과, 현실과 괴리된 한국감정원의 부동산 통계가 화두가 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수천억원대 피감기관 공사 수주 의혹이 제기돼 국민의힘을 탈당한 박덕흠 무소속 의원의 과거 국토위원 시절 이해충돌사례를 지적하며 국토부의 건설사 입찰 실태 조사를 주문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정(失政) 부각에 화력을 집중했다. 특히 김현미 국토부 장관에게 국민 눈높이와 맞지 않는 감정원 부동산 통계를 집중 질의했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박덕흠 의원이 전문건설협회장과 전문건설공제조합 운영위원장을 오랫동안 겸직한다. 그 과정에서 (사모펀드가) 2009년 충북 음성의 코스카CC를 인수하는데 운영위원장으로 배임을 너무 많이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진 의원은 2009년 지인 소유의 골프장을 시가보다 200억여원 비싼 가격에 사들여 공제조합 등에 손해를 끼친 사례를 제시했다. 박 의원은 현재 배임 혐의로 고발당한 상태다.

진 의원은 “2009년 9월 17차 공제조합운영위원회에서 골프장 투자를 결정하는데 투자 심사를 대충 엉터리로 넘어간다. 손해를 보더라도 투자해야한다고 하고 당초 투자안으로 올라왔던 500억원에 100억을 더해 총 6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을 주도한 것이 박 의원”이라며 “골프회원 모집 때 전면에 나서서 모집하고 회원권을 환매하는데 전액을 물어줘 공제조합에 경영상의 손실을 끼쳤다”고 말했다.

이어 “원래 사모펀드에 투자한 경우에는 업무집행회사의 업무에 간섭하지 못하도록 돼 있는데 공제조합에 골프장 건립추진위원회를 만들어 모든 결정을 좌우한다. 상법과 자본시장법 위반”이라며 “건설협회도 마찬가지로 협회장이 실질적인 의사결정기구의 운영위원장을 겸직해 마음대로 전횡을 하지 못하도록 제도적으로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천준호 의원은 박 의원과 관련된 6개 건설사의 공사 담합 의혹을 제기하며 사실상 하나의 건설사가 여러 명의 바지사장을 내세워 낙찰율을 높이는 이른바 ‘쪼개기 입찰’ 실태를 지적했다.

천 의원은 김 장관을 향해 “지난 8년간 6개 그룹이 도로공사지역본부가 발주한 관급공사 76%를 가져간다. 낙찰 확률을 높이고 이익을 함께 나누는 관급공사의 카르텔이 형성돼 있는 것이 아닌가”라며 “국토부가 산하 기관 입찰과정에서 일체 점검하셔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의했다.

이에 김 장관은 “지적한 것처럼 국가계약법상 같은 회사끼리 동시 입찰은 안되는데 대표자 명의가 다를 경우 입찰이 되서 낙찰율을 높이고 공사를 독점하는 일이 이뤄지고 있다”며 “전체 국토부 산하기관에 입찰실태를 조사해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박 의원을 겨냥한 여당 의원들의 질의가 계속되자 국민의힘에서는 “동료 의원에 대한 명예훼손”이라며 반발이 나오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주택매매가격 변동률을 제시하는 정부 공식 통계인 감정원과 KB국민은행 통계 격차를 문제삼았다.

송석준 의원은 “이명박 정부 시절 감정원 통계와 KB통계는 큰 차이가 없었는데, 문 정부 들어서 감정원은 15.7% 올랐고 국민은행은 30.9%가 올라 격차가 무려 15.2%포인트가 벌어졌다”며 “무려 38배 차이가 난다. 통계의 신뢰성이 훼손되다보니 결국 정책에 대해서도 신뢰 못하겠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 장관은 “한국감정원이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것은 2013년부터다. 이명박 정부 때는 감정원에서 통계를 만들지 않았고, 이명박 정부 때는 감정원에서 KB 통계를 기준으로 다시 만든 것이기 때문에 거의 똑같이 나오는 게 맞다”고 반박했다.

또다시 송 의원이 “감정원이 6번에 걸쳐 통계 표본을 보정했는데 2017년, 2018년, 2019년 등 보정 할때마다 한달 사이에 무려 12.3%, 12.9%, 6.0%로 격차가 벌어졌다. 감정원 통계는 표본을 어떻게 만지작거리냐에 따라 얼마든지 바뀐다”고 따지자 김 장관은 “표본 보장 시기는 우리가 자의적으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5년 주기로 전면 재설계하게 돼 있다”고 맞받았다.

홍기원 의원은 “KB국민은행의 주택가격동향지수가 감정원의 주택가격 동향지수와 가장 유사한 방법으로 한 통계라 볼 수 있다. KB 주택가격동향지수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3년간 서울 아파트 가격은 25% 상승했다. 감정원 통계보다 11% 높게 나온다”며 “어떤 통계가 시장상황을 보다 정확하게 반응하는지 입증 곤란하다. 다만 단기적으로 감정원 통계를 발표할 때 참고용으로 주석을 달아서 케이비주택가격 지수를 병기해 주는 방법이 어떤가”라고 제안했다.

이에 김 장관은 “정기적인 통계 품질관리 외에도 국민이 느끼는 체감도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차원에서 내년엔 올해보다 약 45% 증가된 1만3750호로 표본을 확대하기로 했다. 말씀하신 문제들도 함께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이날 감사에서는 이스타항공 대량해고 사태 책임자로 지목된 이상직 무소속 의원과 전세난민이 된 홍남기 경제부총리, 버스공제조합 이사장 재직 중인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형부도 도마에 올랐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전형적인 기업 사냥꾼에게 민주당이 금뱃지를 달아주고 대한민국 국토부가 놀아난 것과 다름없다”며 정부·여당 책임론을 제기했으나 김 장관은 “국토부가 사실상 취할 수 있는 조치가 한계가 있다”며 원론적 입장을 냈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도 “이스타항공 과징금 부과액이 27.6억원인데 국토부의 과징금 감경액이 11.4억원으로 41.3%로 다른 회사보다 감경액이 압도적으로 많다. 회장으로 있는 이상직 의원과 친분이 작용한 감경조치 아니냐”고 특혜 의혹을 제기했고 김 장관은 “5년간 과징금 감경처분 현황을 보면 에어서울과 에어인천이 50%, 제주항공이 46%, 이스타가 29%”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추 장관 형부가 공모 절차 없이 단독으로 버스공제조합 이사장에 취임한 것을 두고 ‘낙하산 인사’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 장관은 “오늘 처음 안 사실”이라며 “(취업청탁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내년 전세 계약 만료를 앞두고 집주인이 실거주 의사로 집을 비워줘야 하는 홍 부총리의 상황에 대해선 “일단 새로운 집을 알아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1989년도에 임대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연장했을 때 (안정화되는데) 한 5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며 전세 시장 안정화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날 오전 국감장에서는 때 아닌 나훈아의 신곡 ‘테스형’이 울러퍼져 김 장관이 웃음을 참지 못하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송석준 의원은 나훈아의 신곡을 들어본 적 없다는 김 장관에게 문재인 정부의 주택정책에 의해 국민들이 많이 상심해 있는데 ‘테스형’이라는 가사에 국민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내용이 담겨있다고 설명하며 영상과 음악을 함께 틀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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