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룰’ 양향자·박홍배 충돌…“LCD 뺏긴 악몽” vs “과장 선동 멈춰”

  • 뉴스1
  • 입력 2020년 10월 16일 15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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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전국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10.16/뉴스1 © News1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전국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10.16/뉴스1 © News1
경제3법(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 입법을 놓고 더불어민주당이 원안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당 내부에서 ‘기술 탈취’ 우려가 끊임 없이 제기되고 있다.

당내 큰 흐름은 정부안의 취지를 살리자는 것이지만 지도부 안에서는 대표적인 쟁점조항으로 꼽히는 3%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 출신인 양향자 의원이 대표적으로 반대론을 펴고 있다.

양 민주당 최고위원은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제3법에 포함된 3%룰과 관련해 “기술이야말로 우리의 주권이고 자주”라며 “이번 입법이 해외자본의 경영 개입 통로가 되어 우리의 소중한 핵심 기술을 빼앗길 수 있다”고 경제3법 원안 처리 방침을 비판했다.

양 최고위원은 상법개정안에 포함된 감사위원 분리선임제도 및 3%룰에 대해 “이사회, 특히 감사위원은 경영감독을 위해 회사의 모든 중요 정보에 대한 접근 권한을 가진다”며 “국내 대기업의 이사회에 들어온 해외자본이 핵심 기술과 관련된 정보들을 훔쳐가지 않을 것이란 보장이 어디있냐”고 지적했다.

감사위원 분리 선임 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합산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내용의 3%룰로 인해 감사위원 선임 과정에서의 외국계 투기자본의 영향력이 커질 경우 핵심 기술 유출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양 최고위원은 “이사에겐 기밀 유지 의무가 있지만 정보 탈취를 목적으로 들어온 경영진이 이를 지킬 것이라 믿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라며 “기업이 한 목소리로 얘기한다는 것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기술패권 전쟁을 단순히 투정으로 보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겐 하이디스의 아픈 기억이 있다. 중국기업이 경영권을 갖게 되자 기술, 인력을 빼돌리고 결국 LCD 시장에서 시장 1위까지 빼앗긴 악몽 같은 기억”이라며 “우리 기술이 빠져나갈 작은 구멍이라도 있다면 가능성을 떠나 과하다 싶을 정도로 물 샐틈 없이 철저히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양 최고위원의 발언은 경제 3법은 원안 처리를 원칙으로 한다는 당의 방침과 정면으로 위배된다. 민주당은 경제 3법 의견수렴을 위한 경제계 간담회에서도 3%룰이 경영권 위협과 별개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당장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정반대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박홍배 민주당 최고위원은 “공정경제 3법은 기업 가치, 주주이익이 재벌총수의 전횡으로 훼손되지 않게 보호하는 기업가치 제고법”이라며 “기업 규제법, 기업 죽이기법으로 왜곡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해외 경쟁기업 관계자가 투기 자본과 결탁해 감사위원을 선출해 기밀을 유출하거나 소송 남발로 기업 경영이 침해된다는 과장된 선동을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최고위원은 다중대표소송제와 관련해서도 “기업 눈에서 벗어난 불법을 방지하자는 취지다. 소송남발 방지규정도 이미 마련됐다”고 말했다.

경제 3법 쟁점조항을 놓고 경제계와 이견조율을 진행 중인 홍익표 민주연구원장도 정부안의 당위성에 무게를 실었다.

홍 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3%룰과 관련해 “(3%룰로) 헤지펀드에 경영권이 넘어갈 수 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며 “3%로 (의결권을) 제한하는 경우는 감사위원 분리선출과 관련된거지 다른 의사결정에 모두 적용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양 최고위원이 주장한 기술유출 가능성에 대해서도 “너무 극단적인 케이스”라면서도 “기술유출 가능성에 대해서는 보완책이 뭐가 있는지 생각해봐라. 다시 한번 논의해보자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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