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 1등이 책임 몰랐겠나” “초등생 웃을 일”…여당 복지위, 의사국시 성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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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0월 15일 1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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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성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 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하고 있다./뉴스1 © News1
이윤성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 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하고 있다./뉴스1 © News1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들은 15일 국정감사에서 의사 국가시험(의사국시) 사태에 대해 비판을 쏟아냈다. 의사국시가 다른 국가시험과 달리 응시자에게 특혜를 주고 있으며, 부정행위도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날 국감 질의에서는 “단체행동에 대한 책임을 전교 1등이 모르겠느냐” “초등학생도 웃을 일”이라는 등 다소 거친 표현도 나왔다. 다만 야당 의원들은 공정성을 강조하면서도 질의 과정에서 여당 의원들과 온도차를 보였다.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복지위의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하 국시원) 국정감사에서 “사과만 하면 뭐든지 가능한 것이냐”며 “국민 생명을 볼모로 국가 질서를 흔드는 단체행동을 했으면 그만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전교 1등들이 몰랐겠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이어 “공무원 시험도 사과하면 추가로 시험을 보게 해주느냐”며 “히포크라테스도 아닌 초등학생도 웃을 일이며, 무엇으로 그들(의대생)에게 기회를 주려고 하느냐”고 덧붙였다.

허종식 의원은 “병원장들이 대리로 의사를 표현했어도 의대생들이 (직접) 우리는 학생이니 시험을 보게 해달라고 한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민 죽어가는데, 의사가 진료를 거부하는 것은 불법 아니냐”고 질의했다.

그러자 이윤성 국시원장은 “거의 다 수긍하고 저도 같은 생각”이라며 “국민이 나쁜 감정을 갖고 있고, 응시 기회를 주면 안 된다는 생각도 충분히 이해한다”고 답했다. 이어 “진료를 하지 않는 방법으로 의사를 표현하는 것은 저도 반대한다”면서도 “국민감정을 거스르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의료인이 배출되지 않는 것을 분리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말했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011년 지각한 응시자를 구제해 준 이유를 이윤성 국시원장에게 지적한데 이어 의사국시가 부정행위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성년자인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를 때 1분, 1초만 늦어도 시험을 못 본다”며 “20대 중반 청년인 의대생이 택시를 핑계로 지각했고, 그것을 구제하는 건 국시원 업무 처리가 잘못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병원 의원은 “구제해 준 의대생이 유명 대학병원장 자제였다는 말이 있다”며 “의대생들에게 의사면허를 주기 위해 형식적인 통과의례로 시험을 이용하고 관리도 허술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윤성 국시원장은 “2011년 사례는 지방 학생이 서울에서 택시를 잘못 타 발생한 일이고 나중에 사유서를 제출해 구제했다”며 “해당 의대생이 유명 대학병원장 자제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가능한 한 공정한 시험이 되도록 준비하고 있고 끊임없이 개발하겠다”며 “국시원이 내세우고 있는 신뢰 받는 시험평가 기관이라는 위치를 잃지 않도록 계속 노력하겠다”도 답했다.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윤석 국시원장이 국민권익위원회를 방문해 의사국시 사태를 설명한 것을 문제 삼았다. 의사국시를 관리·운영하는 행정기관인 국시원 원장이 권익위를 찾아가 의사국시 사태에 대해 발언하는 것은 월권이라는 것이다.

서영석 의원은 “지난 7일 권익위를 왜 방문했느냐, 누구 제안이었냐”고 물었다. 이윤성 국시원장은 “권익위에서 먼저 전화가 왔고, 제대로 설명하려면 대면이 낫다고 판단했다”며 “시험을 치르는 게 왜 오래 걸리는지 실질적으로 설명하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서영석 의원은 “언론 보도 내용을 보면 국시원장이 왜 의사국시를 치러야 하는지 권익위에 설명한 것처럼 보인다”며 “의료 시스템 붕괘라는 발언을 할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돌이켜보면 부적절하고 기관장 역할을 벗어난 발언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윤성 국시원장은 “국민 정서에 대해 얘기도 했고, 의료인이 배출되지 않을 때 생기는 문제도 설명했다”며 “그것은 부가적인 설명이고, 원래 목적을 설명하기 위해 권익위를 방문했다”고 재차 해명했다.

의사국시 사태에 비판을 쏟아낸 여당 의원과 달리 야당 의원들은 코로나19 유행 상황에서 합리적인 해법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보였다.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은 “의사국시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가 지극히 정치적으로 나오고 있다”며 “의대생들이 의사국시에 응시하지 않은 배경을 살펴보면 코로나19와 무관하지 않고, 정부가 초기 대응에 실패한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사국시 관련해 최소한 10월 22일에는 원서를 접수해야 정부가 강조한 의대 정원 확대, 의료인 부족을 해결할 발판이 마련될 것 같은데 국시원장 소신이 듣고 싶다”고 질의했다. 이에 이윤성 국시원장은 “의사국시 시행 계획, 날짜 변경 등은 복지부가 결정한다”면서도 “한편으로는 국시원 존재 이유가 훌륭한 보건의료인 배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답했다.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도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면 법과 원칙에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코로나19 유행 상황에서 향후에 파생될 문제를 걱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물리적으로 10월 26일까지 의사 표시가 있어야 의사국시 재응시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여야 의원들 모두 (의료인이 배출되지 못하는) 사태를 막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 국시원장도 깊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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