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개 켜는 야권 잠룡들…총선 참패 후 침묵 깨고 존재감 드러낼까

  • 뉴스1
  • 입력 2020년 10월 9일 07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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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마포현대빌딩에서 열린 ‘더 좋은 세상으로’ 세미나(마포포럼)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10.8 © News1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마포현대빌딩에서 열린 ‘더 좋은 세상으로’ 세미나(마포포럼)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10.8 © News1
야권 대권 주자들이 하나둘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다.

총선 참패 이후 6개월가량 물밑 행보를 이어오던 이들은 최근 사무실을 여는 등 본격적인 대외활동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김무성 전 대표가 주축이 된 전·현직 의원들로 구성된 마포포럼은 조만간 야권 주요 대권 주자를 초청하는 세미나를 개최하기로 하는 등 무대 역시 마련되면서 이들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힘이 103석이라는 최악의 총선 성적표를 받으면서 자연스레 야권 후보들의 입지도 위축됐다. 당에서 지도자급 인사로 분류됐던 유승민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황교안 전 대표 등은 모두 총선 패배의 책임론에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대외 활동에 나설 시기를 조율해 왔다.

범야권으로 범위를 넓히면 야권 대권주자는 국민의당 대표인 안철수 대표와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대립각을 세운 윤석열 검찰총장까지로 확장된다.

현재 가장 활발한 정치를 행보를 보이는 인물은 안 대표다. 안 대표는 국민의당 대표로서 연일 문재인 정권에 대한 비판으로 통해 정부와 각을 세우고 있다. 최근에는 국민의힘 행사에도 참여하면서 야권 서울시장 후보로까지 거론되는 등 연일 몸값을 높이고 있다.

안 대표는 최근 경향신문이 한국리서치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범야권 대선후보 1위(9%)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대권주자 안철수’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히고 있어 두 당 야당 대표간 신경전인지 ‘결별’일지는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8일 마포포럼 세미나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대권에 관심이 있는 당내 분들이 차례차례 나타날 것”이라고 하는 등 당내에서 대선 후보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안 대표’가 대권 후보로 언급됐다는 질문에는 “우리 당에 소속되지 않은 사람에 대해 물어보지 말라”고 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포럼을 주도한 김 전 대표는 “다음 대선에서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 비상상황이니 모든 울타리를 없애고 누구나 참여하는 국민경선을 통해 후보가 선출돼야 한다”고 말하는 등 안 대표에 대해서는 김 위원장과 이견을 드러내기도 했다.

마포포럼은 원희룡 지사와 오세훈 전 시장에 이어 늦어도 오는 11월에는 유 전 의원 등을 세미나에 초청해 대권에 대한 이들의 입장을 함께 청취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홍준표 무소속 의원과 안 대표 등도 세미나에 초청할 계획이다.

이른바 ‘개혁보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유 전 의원은 최근 여의도에 사무실을 얻는 등 정치활동을 재개할 준비를 하고 있다. 오 전 시장은 기본소득 등 당내 현안이 되는 문제를 연구할 정책연구소 개소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강연 등과 같은 대외 활동을 비롯해 언론 인터뷰 등에 전혀 응하지 않았던 유 전 의원이 비록 야권 지지층을 대상으로 했지만, 6%의 지지율을 얻은 것은 고정 지지층 때문으로 분석된다.

유 전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탈당을 하면서 당시 친박계들과 대책점에 섰다. 이후 아스팔트 보수로 통하는 대구·경북을 중심으로하는 전통 보수 지지층의 비판을 받았지만 현재 야권 후보 중에서는 가장 확장성이 크다.

야권에서 개혁적인 성향이라는 평가를 받는 오 전 시장도 같은 여론조사에서 6%의 지지율을 얻었는데 국민의힘이 김종인 체제 이후 호남 끌어안기 등 기존 보수 색채를 벗어내려 노력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 최근 당의 개혁 신호탄은 범야권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각각 비교적 전통 보수를 상징하는 홍준표 무소속 의원과 황교안 전 대표는 각각 5%, 3%에 받아 유 전 의원등에 못 미쳤다. 다만 국민의힘 지지층만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오 전 시장과 홍 의원이 각각 13%를 얻었고, 안 대표가 12%를 얻었다.

윤 총장은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24%를 얻는 등 정권에 맞서는 검사 이미지로 보수층으로부터 적지 않은 신임을 받고 있지만, 당 내에서는 윤 총장이 거취를 분명하게 밝히지 않을 뿐 아니라 정치 경험이 전혀 없어 실제 대선후보로 성장하기까지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밖에도 당 내부에서는 김 위원장이 직접 대선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지만 김 위원장은 8일 마포포럼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대선 출마 의지는 없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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