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인산성’ 논란…文대통령, 5년 전엔 “경찰차벽=반헌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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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0월 5일 10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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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
경찰이 지난 3일 집회를 막기 위해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를 차벽으로 봉쇄해 ‘재인산성’이란 비판이 나온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과거 경찰차벽을 두고 “반헌법적”이라고 비난한 사실이 드러났다.

문 대통령은 2015년 11월 15일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자신의 트위터에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정부의 반헌법적 경찰차벽에 의해 가로막혔다”고 탄식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은 차벽으로 국민을 막을 것이 아니라 노동개악, 청년실업, 농산물 가격보전 등 국민의 절규를 들어야 한다”며 “폭력적 과잉진압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함께 책임자를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당시 광화문 광장에선 ‘민중총궐기대회’가 열렸고, 시위대와 경찰은 극심한 충돌을 빚었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정통성을 가진 정부라면 그 어떤 비판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또 대통령 후보 시절인 2017년 2월 TV토론회에서 “국민들이 모여 ‘문재인 퇴진’을 요구한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광화문 광장으로 나가겠다. 시민들 앞에 서서 끝장토론이라도 하고 설득하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답한 바 있다.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일대가 펜스와 차벽으로 둘러 쌓여있다. 출처= 뉴스1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일대가 펜스와 차벽으로 둘러 쌓여있다. 출처= 뉴스1
한편 야권은 개천절에 경찰 차벽이 등장한 것을 두고 ‘재인산성’이라고 표현하는 등 잇따라 비판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4일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의 ‘계몽군주’는 소총과 휘발유로 코로나를 방역했고 우리 대통령은 경찰 버스와 공권력으로 코로나를 방역했다”며 “겹겹이 쌓인 ‘재인산성’이 국민을 슬프게 했고, 광화문광장에는 사실상의 코로나 계엄령이 선포됐다”고 말했다.

같은 당 배현진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지난 대선 광화문 집무실을 공약하며 ‘소통의 광장으로 만들겠다’고 부산피웠던 문재인 정부의 광화문, 바로 그 곳에 경찰 버스 차벽으로 가로막힌 독재의 그림자가 섬뜩하게 드리웠다”고 전했다.

반면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같은 날 “보수단체의 개천절 불법집회를 완벽하게 봉쇄해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국민의 불안을 덜어주신 경찰의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도 페이스북에 “불법 집회를 완벽에 가깝게 봉쇄한 경찰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경찰은 한글날에도 불법집회를 원천 봉쇄하고 위험 요인을 사전 차단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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