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 사업 강화 나선 北…보건 협력 청신호 되나

  • 뉴스1
  • 입력 2020년 3월 19일 06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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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이례적으로 ‘계획을 변경’해 보건 사업 강화에 박차를 가하며 향후 남북 보건 협력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여부가 19일 주목된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17일 평양에서 열린 평양종합병원 착공식에 참석했다. 이례적으로 공개 행보에서 연설을 하고 직접 첫 삽을 뜨는 등 공을 들인 모습이 북한 매체를 통해 부각됐다.

북한은 이번 평양종합병원 건설을 통해 보건 사업 강화 방침을 시사했다. 김 위원장은 “올해에 계획되었던 많은 건설사업들을 뒤로 미루었다”라고 직접 밝혔다. 보건 사업이 당장의 중차대한 과제가 됐음을 밝힌 것이다.

그는 또 “당에서 제일 중시하고 제일 관심하고 있는 이 건설을 내가 제일 믿는 건설부대인 근위영웅여단과 8건설국에 맡긴다”라거나 “원래 계획에는 없었지만 착공의 첫 삽을 뜨는 동무들을 전투적으로 고무 격려해주기 위해 이 자리에 참가했다”라며 평양종합건설 착공의 의미를 부여했다.

노동신문의 이번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12월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통해 평양종합병원의 건설 계획 자체는 이미 수립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북한은 전원회의에서 보건 사업의 개선 방침만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올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북한 역시 이에 대한 방역을 시행하며 보건 사업 강화의 즉각적인 필요성을 느껴 당초 계획보다 빨리 평양종합병원의 착공식을 가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북한의 동향은 우리 정부 입장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1절 기념사에서 북한에 보건 공동협력을 제안한 바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문 대통령에 제안에 대해 구체적인 반응을 내놓지는 않았으나 향후 행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라는 현안이 아직 진행 중임은 물론 현 국면이 무사히 지나가도 이 같은 문제는 언제든 다시 제기될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이번 코로나19 국면 초기부터 국경 통제를 전면적으로 실시하는 등 강도 높은 방역 조치를 통해 방역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는 무역, 교류 등의 경제적 사안까지 잠식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북한이 향후 비슷한 사안이 발생했을 시 무조건적으로 같은 방안을 다시 택하기엔 부담이 적지 않다.

이번 평양종합병원 착공과 이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의미 부여를 봤을 때 북한은 올해 획기적인 수준으로 보건 환경 개선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남북이 향후 보건 협력에 나설 경우 평양종합병원의 설비 및 인적 교류를 통한 기술 지원도 가능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보건 환경 협력은 국제사회의 제재 문제를 피해 갈 명분이 선다는 점에서 남북 양쪽의 수요가 맞을 경우 속도를 낼 수 있는 여지가 크다.

또 정부가 국제사회에서 이번 코로나19 방역에 대해 비교적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도 북한의 입장에서 고려할 부분이다.

김 위원장은 연설에서 “평양종합병원을 중심적인 기지로 하여 나라의 보건부문을 크게 비약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해 이 병원이 사실상 북한의 보건 사업에 있어 본부 역할을 할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선진 기술의 적극적인 도입이 필요한 대목이다.

김 위원장은 또 “각 부문 일꾼들이 세계적으로 제일 발전 수준이 높다고 하는 병원들을 참관하도록 조직했다”라고 밝혀 코로나19 국면 이후 적극적인 인력 파견 방침을 시사하기도 했다.

다만 실제 협력이 이뤄지더라도 구체적 진전은 올 하반기에나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국면의 장기화 가능성도 관건이지만 이번 건설이 당 창건 기념일(10월 10일) 직전에 완료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 실제 협력까지는 북미관계 및 남북관계 개선이라는 산을 넘어야 하는 과제도 있다. 이 때문에 남북 간 보건 협력 사업이 내년에나 추진될 수 있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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